중국이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두고 검열과 사상 통제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5년마다 치러지는 당대회에 앞서 중국이 온라인 콘텐츠를 단속하는 것은 의례적인 일이었지만 올해는 더욱 이런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심지어 최근 국제 철인 3종 경기대회와 티베트 여행도 중단되는 등 중국 전체가 노이로제에 빠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롄완다그룹이 충칭에서 24일, 허페이에서 다음 달 22일 주최하기로 했던 철인 3종 경기 대회가 연기됐다. 완다는 연기에 대해 뚜렷한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또 소식통에 따르면 여행업체들은 당국으로부터 10월 18~28일 외국인의 티베트 여행을 금지하라는 당국의 지침을 받았다.
페이스북 산하 서비스 중 중국에서 유일하게 가능했던 왓츠앱은 최근 서비스 장애와 접속 중단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두 사람 간의 대화에서 암호화 메시지 전송이 가능한 왓츠앱의 특성을 못마땅해하는 중국 정부가 차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샤운 레인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 매니징 디렉터는 “이런 모든 단속은 시진핑이 (당대회에서) 원하는 것을 얻는 데 방해가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중국은 그 어떤 놀라운 일도 바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여행과 온라인 부문에서만 이런 통제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중국 당국은 대학에서도 사상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1989년 톈안먼 사태가 일어난 이후 정부와 당은 대학생들이 이끄는 시위가 다시 일어날 것을 우려해 엄격한 규제를 지속했다. 그럼에도 대학 내에서 문화혁명과 같은 민감한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시진핑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런 학문적 자유가 사라졌다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약 2600개 대학에서 마오쩌둥 사상과 같은 필수 이데올로기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모니터링하는 감시원을 보내고 있다.
상하이 푸단대학의 마르크스학 교수인 샤오웨이는 이런 감시원 중 한 명이다. 그는 “정부는 대학에서 당의 사상과 가치에 따라 수업을 하는지를 가장 확인하고 싶어한다”며 “경제발전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가치관과 도덕관 확립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시진핑은 지난해 12월 “대학은 당의 리더십에 충실한 거점이 돼야 한다”며 “점점 더 많은 중국 학생이 유학하고 서구 대학과의 교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우리의 독특한 역사에 맞는 교육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의 한 명문대학 조교수는 소셜미디어에 중국의 정치 시스템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정교수 승진이 거부됐다. 지난 여름 당 기율검사위원회는 14개 명문대가 사상 교육 수준이 낮다고 비판했다. 기율위가 이런 종류의 보고서를 낸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