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가 SK증권과 마찬가지로 중고차 사업업체인 SK엔카의 매각을 빠르게 진행한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주)는 SK엔카의 매각 본입찰을 10월 중 실시할 계획이다.
본입찰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영업일 기준 2주일 이내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조항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SK엔카의 예비입찰이 9월 18일 실시된 것을 고려하면 만 두 달 내에 SPA까지 완료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SK엔카의 매각 과정은 SK증권과 닮은꼴이다. SK(주)는 계열사 SK증권의 예비입찰을 올해 6월 27일 실시했다. 이후 이 회사는 두 달이 지나지 않은 8월 11일 케이프인베스트먼트와 SK증권 매각 SPA를 맺었다.
SK그룹이 이처럼 빠르게 계열사를 정리하는 것은 현 정부의 대기업 지배구조 단속 기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SK는 SK증권의 경우 새 정부 들어 중간 금융지주사가 무산되자 벌금 부과 직전에 처분했다. SK엔카는 2013년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지만 지속 보유하다 이번에 매각에 나섰다. IB업계 관계자는 “중기 적합업종을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은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엔카의 매각주관사인 삼일PwC보다 SK가 직접 투자자 모집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SK가 차후 재매각 보다는 첫 공개매각 때 최종 성사를 목표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SK 등 대기업에 제3자 뇌물요구를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SK에는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아 해당 그룹이 긴장감을 놓기에는 시기상조란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한편 SK엔카의 인수 후보로는 한앤컴퍼니,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꼽힌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인수 검토를 중단했다.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전략적투자자(SI)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국내외 기업이 사모펀드(PEF)와 손을 잡고 예비입찰에 참여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SK엔카는 전국에 26개 직영점을 두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8149억 원이다. 지분 100% 매매가격은 1500억~200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