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형 펀드가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예고와 수익률 부진에도 불구하고 자금을 꾸준히 빨아들이고 있다. 최근 국공채 펀드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발생했지만,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장기채 투자 수요가 급격한 자금 이탈을 저지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에는 지난 한달 간(11일 기준) 총 3137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일반채권 펀드(2566억 원)와 초단기채권 펀드(1868억 원), 회사채 펀드(200억 원)이 몰렸다. 반면, 국공채 펀드는 1497억 원이 순유출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는 채권 투자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요소다. 채권 수익률은 통상 금리와 반비례한다. 여기에 북한의 핵 도발 위협도 한 리스크 요인이다. 실제 펀드 수익률도 하향 평준화된 상태다. 국내 채권형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14%로 국내 주식형(3.775)이나 국내 혼합형(0.87%)에 비해 턱없이 낮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봐도 국공채 펀드(-0.30%), 일반채 펀드(-0.25%), 회사채 펀드(-0.11%)로 초단기채 펀드(0.09%)만 소폭 플러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권펀드로 자금이 계속 흘러들어가는 데는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가 주효했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기관 투자자들은 일정 부분 장기채를 가져갈 수밖에 없고 보유하는 데 따른 회사채 캐리 수익도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특히 보험사는 IFRS17 도입에 따른 회계기준 변경 등으로 자본 확충을 위해 장기채 투자를 늘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공채 펀드의 경우 최근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 흐름과 무관치 않다. 외국인은 지난 9월까지 2개월 연속 국공채 순매도를 지속했다. 9월 한 달간 판 국채만 1조5000억 원어치다.
김동주 한국투자신탁운용 Fixedincome팀장은 “(국공채 매도 주체가) 글로벌 자산운용사였다면 펀드 집계에도 잡힌다”면서 “프랭클린템플턴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행보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