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가 중국에서 성(性)적 편견을 부추기는 TV 광고를 내보내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이케아는 공식 사과문을 냈으나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문제가 된 25초짜리 중국 이케아 광고는 미혼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여성의 부모는 남자친구가 없는 딸을 꾸짖는다. 이후 집 초인종이 울리고 여성의 남자친구가 등장하자 부모는 기뻐하며 거실과 부엌의 인테리어를 빠르게 바꾼다. 부모는 깔끔해진 거실로 딸의 남자친구를 환대한다.
이 광고는 ‘미혼 여성은 사회적으로 불완전한 존재’라는 편견을 심어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한 사용자는 “이 광고는 미혼 여성을 향한 차별을 조장한다”며 “남자친구가 없다는 이유로 부모가 딸을 꾸짖는 상황이 나타내는 가치관은 과연 무엇인가”라고 반문한다. 또 “이런 상황이 실제 흔하더라도 옳은 가치관이 아니므로 광고로 제작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케아는 지난 24일 웨이보 계정을 통해 중국어와 영어로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케아는 그릇된 인식을 드러낸 것을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 “해당 TV 광고는 거실 인테리어를 얼마나 쉽게 바꿀 수 있는지, 또 축하에 적합한 장소로 재탄생하기가 얼마나 쉬운지를 보여주고자 제작된 것”이라고 광고의 의도를 설명했다. 또 “우리는 다양한 생활 방식을 지지한다”며 “양성 평등은 이케아 문화의 근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비난을 누그러트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BBC는 전했다. 한 네티즌은 “이케아는 여성의 권리를 중요시하는 국가의 기업임에도 그런 광고를 내놨다”고 비난했다. 또 “이케아는 국제적인 브랜드로서 올바른 인식을 제공해야 한다”며 “잘못된 인식을 세계에 전파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과거 중국에서는 27세가 넘었는데 결혼하지 않은 여성을 ‘남은 여자들(leftover women)’이라고 부르며 빨리 결혼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주는 게 당연시됐다. ‘남은 여자들’이라는 표현은 2007년 중국 관영매체에 처음 등장했다. 그런데 최근 사회적인 인식이 개선되면서 결혼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이 바뀌고, 이 표현이 나타내는 가치관도 적절치 않다는 합의가 형성됐다. 특히 미혼 여성을 둘러싼 편견에 중국 사회가 더 민감해져 이번 광고를 향한 반발도 심한 것 같다고 BBC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