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옥죄니 비은행 자영업대출로…비은행 중기 대출증가율 은행의 7배

입력 2017-10-31 15:22 수정 2017-11-0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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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100조원 돌파..전년동월비 증가율 석달째 40%대, 은행 증가율 정체와 대조

정부가 가계대출을 옥죄면서 비은행권 자영업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풍선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중소기업대출금은 102조1068억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41.5% 급증한 것이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중기대출금의 전년동월대비 증가율은 지난 4월 사상 처음으로 40.7%로 올라섰고, 6월부터 3개월 연속 40%대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문별로는 상호금융이 48조1874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43.9% 늘었고, 저축은행도 26조5850억원으로 21.1% 증가했다. 특히 신협은 13조5592억원으로 무려 118.4% 급증했다. 신협은 지난해 9월부터 100% 이상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는 중으로 지난 3월에는 167.2%나 늘어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비은행부문 중소기업대출이 늘어난 것은 자영업자대출이 증가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소기업대출에는 법인 등록을 한 중소기업 외에 법인 등록이 없는 비법인을 자영업자대출로 분류해 포함하고 있다.

반면 같은기간 예금은행 중소기업대출금은 638조9138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5.9% 증가에 그쳤다. 2015년 10월 10.7%까지 치솟았던 증가세는 지난해 2월 한자릿수대로 떨어진 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결국 이를 종합해보면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권부터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시작하자 가계대출자들이 은행권내 자영업자대출로 갈아탔고, 이후 제2금융권으로, 그리고 제2금융권내에서도 자영업자대출로 다시 옮겨타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금융당국은 올 4월 저축은행 가계대출에 대한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을 강화한데 이어 6월에도 고위험대출에 대한 추가충당금 적립을 신설한 바 있다. 이는 제2금융권 중소기업대출금 증가율이 40%를 돌파한 시기와 공교롭게 맞아 떨어진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가 낮을 때 사업자금을 가계대출로 받기도 했었다. 사업자번호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 중 사용용도에 맞는 서류를 증빙해 대출을 받은 것”이라며 “부동산임대업 사업자가 증가한 것도 한 원인이다. 다만 가계대출이나 사업자대출을 명확히 구분하기 보다는 좀 더 포괄적으로 볼 필요는 있겠다”고 전했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가계부채연구센터 센터장은 “당국규제에 대한 풍선효과인지는 좀 더 분석해 봐야 알 것”이라면서도 “임대업자 창업이 늘면서 증가했을 가능성은 있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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