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5대 그룹이 5개월 만에 재회했다. 첫 상견례 당시 기업에 당부한 재벌 개혁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이다.
김 위원장은 2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 전문 경영인들과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과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정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 하현회 ㈜LG 사장,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6월 롯데를 제외한 4대 그룹과 첫 만남을 가진 이후 열리는 2차 회동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연말까지 지배구조 개선과 일감 몰아주기 해소, 동반성장, 일자리 창출·비정규직 축소 등을 통한 재벌 개혁을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규제보다는 기업의 자발적 개선을 유도하는 ‘포지티브 캠페인’을 추진하겠다”며 “대기업들의 자발적 변화를 최대한 기다리겠지만 한국 경제에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기업의 신속한 개혁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5대 그룹은 지난 회동 이후 실시한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과 상생협력의 노력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5대 그룹의 선도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더욱 분발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국민께 약속한 공약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국정과제의 목표에 비추어 볼 때 기업들의 자발적인 개혁의지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이에 5대 그룹 전문 경영인들은 “국민들의 눈높이에 비춰볼 때 미흡한 부분도 없지 않을 것이나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는 결별하고 잘하는 부분은 더욱 발전시켜나가겠다”며 향후 재벌개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신설조직인 기업집단국의 역할과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기업집단국이 대기업을 조준한 조사와 제재만을 하는 조직이 아니라 정치적·정서적 요구에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시장질서와 효율적 기업구조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김 위원장은 △공정위 윤리준칙 준수 협조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 실천 △하도급거래 공정화 △노사정관계에서의 적극적인 역할 등 기타 현안에 대해서도 주문했다.
이규하,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