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을 따라나서 정권에 복무했던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은 박 전 대통령과 함께 나락의 위기에 몰린 데 반해, 문재인 대통령 당선 후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은 문 대통령과 함께 비상하는 중이다.
19대 국회 전반기 기재위는 전‧현직 대통령 대통령과 전‧현 정권 각료들을 배출했다. 박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2012년 7월부터 기재위에서 같이 활동했고, 그해 겨울 대선에서 낙선한 문 대통령만 기재위로 돌아와 2년 임기를 채웠다.
취임 후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중반 같은 당에서 기재위원을 했던 12명 가운데 안종범 전 의원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최경환 의원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각각 기용했다. 그러나 불과 3년여가 흐른 지금,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되고 영어의 몸이 됐다. 안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기업 출연 강요 혐의 등으로 먼저 구속됐다. 남은 최경환 전 부총리도 부총리 재직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 원을 받은 혐의가 불거지면서 20일 국회의원실과 자택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궁지에 몰린 형국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뒤 기재위원 활동을 함께 했던 정치인 10명 중 3명이나 차례로 입각시켰다. 취임 당일 이낙연 당시 전남지사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전격 발표했고, 이어 김현미 의원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21일엔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홍종학 전 의원까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임명 강행했다. 전남지사로 승승장구하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 오른 이 총리, ‘최초의 여성 국토부 장관’ 수식어를 얻은 김 장관, 그리고 ‘중기벤처부 초대 장관’이 된 홍 장관까지, 모두 문 대통령과 더불어 정치인생의 정점에 오른 분위기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종범 전 수석과 최 의원은 경제 전문가이면서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다는 공통점이 있고, 문 대통령의 경우 상임위 활동을 같이 하면서 더 눈여겨 보았다가 발탁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같은 회의장에서 맞부딪혔던 이들의 처지가 수 년만에 바뀌는 걸 보니 그야말로 상전벽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