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자국 석유화학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한국 업체 견제가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 지난 6월 반덤핑 조사를 개시한 스타이렌모노머(SM)에 대한 관세 부과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관세 부과 이후 중국 수출길이 막힌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산 SM 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성노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대규모 SM 설비 투자로 인해 SM 자급률은 2013년 53%에서 2017년 62%까지 상승했다”며 “중국의 SM 자급률 성장으로 원재료인 벤젠 수입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과 합성고무에 쓰이는 원료인 SM은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에서 생산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현지 기업들의 반덤핑 조사 신청에 따라 한국과 미국, 대만산 SM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SM은 한국의 화학제품 수출 품목 중 2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 중 중국향(向) 비중이 95%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반덤핑 관세가 부과된다면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 조사는 중국의 자국 SM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간 벌기로 보인다. 대규모 SM 설비 투자로 인해 중국의 SM 자급률은 2013년 53%에서 올해 62%까지 상승했다. 이에 중국의 SM 수입량 역시 2015년 374만 톤으로 고점을 기록한 뒤 올해 312만 톤까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SM이 PTA처럼 반덤핑 관세 부과 이후 100% 자급에 나설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010년 PTA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이후 불과 5년 만에 중국의 PTA 자급률은 61%에서 100%까지 올라섰다. 특히 현재 중국의 SM 수입 의존도가 PTA 반덤핑 관세 부과 당시 중국의 PTA 수입 의존도와 같은 수준으로 하락했다는 점도 SM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관세 부과 당시 중국의 PTA 자급률은 61%, 수입 의존도는 32%였으며, 올해 SM 자급률과 수입 의존도는 62%, 3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