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대한 국민의 호감도가 작년보다 높아졌다. 대내외 악재에도 우리 기업들이 경제적 성과를 내자 부정적인 인식이 완화된 것이다. 다만 사회적 기여나 규범ㆍ윤리 준수 측면에서는 아직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진 못했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17년 기업호감지수(CFI)'를 조사한 결과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지난해(47.6)보다 8.2점 오른 55.8점을 기록했다.
기업호감지수가 50점을 넘으면 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답변이 그렇지 않은 답보다 더 많고, 50점 미만이면 그 반대라는 의미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상당 완화됐다. 대기업 호감도는 지난해 33.0점에 그쳤지만, 올해 52.2점으로 오르며 긍정적인 평가로 전환됐다. 중소기업은 59.4점으로 조사돼 전년(59.7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호감도가 개선된 이유는 경제적인 성과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상의 자문위원인 연세대 경제학과 조성훈 교수는 "주요국과의 통상 마찰, 청년 실업률 악화 등의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경제성장률 상승이 전망되면서 호감도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의 경제적 성과 등 3개 분야에 대한 평가 결과 기업들은 경제적 성과에서 좋은 점수(62.8점)를 받았다. 반면 사회적 기여와 규범·윤리 준수 부문에선 각각 46.5점, 44.4점으로 낮은 수준에 그쳤다. 이는 국민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충분하지 않고, 법규범 준수와 윤리경영 노력이 다소 부족하게 여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기업인이나 예비창업자의 기업가정신이 활발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36.0%)는 응답이 '그렇다'(26.2%)보다 많았다. 나머지 37.8%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기업가정신 고취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실패 후 재기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강화'(38.5%)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이어 '도전을 격려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29.0%), '규제 완화 등 시장 진입환경 구축'(17.5%), '체계적 교육시스템 마련'(13.3%) 등의 답변도 나왔다.
김인석 대한상의 기업문화팀장은 "한국 경제가 지속성장의 갈림길에 선 상황에서 기업호감도가 개선된 점은 고무적"이라며 "기업은 경쟁력 강화와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 좀 더 노력하고 국민도 기업이 잘하는 활동은 응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