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동부 바움가르텐에서 12일(현지시간) 오전 천연가스 시설이 폭발했다. 이에 천연가스 공급 차질에 따른 가격 급등으로 유럽이 혹독한 겨울을 날 것으로 보인다고 CNN머니가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동부의 슬로바키아 국경 근처 바움가르텐에서 이날 발생한 폭발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바움가르텐은 러시아와 노르웨이 등에서 수입해온 천연가스를 오스트리아 국내와 이탈리아 등지로 수송하는 가스 허브다. 사고가 발생하자 유럽 전체가 천연가스 공급 차질로 경고음을 울리는 이유다.
오스트리아와 유럽에 가스를 공급하는 가스커넥트오스트리아는 즉시 시설을 폐쇄하고 남유럽으로의 수송을 중단했다. 전체 천연가스의 30%를 이곳에서 공급받는 이탈리아는 이날 사고로 가스공급이 중단되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우드맥켄지의 마시모 디오다도 애널리스트는 수요를 맞출만큼 충분한 천연가스가 비축돼 있다면서도 “설비 가동이 가까운 시일 내 재개되지 않으면 남은 겨울 동안 천연가스 가격은 크게 뛸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7일 북해 송유관을 운영하는 이네오스(INEOS)가 송유관에서 균열을 발견하고 가동을 중단한 것도 유럽의 가스 대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네오스가 운영하는 북해 송유관 네트워크 포티스파이프라인 시스템(FPS)은 수리를 위해 가동을 몇 주 동안 중단하기로 했다. FPS는 북해에서 생산되는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의 약 40%를 영국으로 운반한다.
우드맥켄지에 따르면 이번 이네오스의 가동 중단은 영국에서 가스 대란을 일으킬 수 있다. 겨울철 평균 수요의 10%를 FPS 송유관이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전력회사 엔파워의 벤 스프레이 위험 관리 책임자는 “원유 파이프라인 폐쇄로 원유뿐 아니라 가스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셧다운 사태는 며칠이 아닌 몇 주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17% 뛰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북해 송유관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럽 곳곳에서 한파와 폭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내린 눈은 11일까지 계속됐다. 11일 영국의 밤 기온은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갔다. 극심한 한파에 영국의 천연가스 수요는 전년 대비 18% 늘어났다.
유럽연합(EU)은 천연가스 공급의 3분의 1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경고음이 올리자 러시아에 대한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EU 국가를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저장고를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이후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에 각각 액화천연가스 터미널이 생겨 유럽 내 수송은 원활해지는 추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