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한 유형의 금융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한번에 구제받을 수 있는 ‘다수 피해자 일괄구제제도’가 마련된다. 또 보험금 지급 거절 수단으로 악용되던 보험사의 의료자문 행태도 개선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소비자 권익제고 자문위원회’ 개선 권고안을 발표했다.
앞서 금감원은 13명의 금융소비자 외부전문가로 ‘금융소비자 권익제고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불합리한 금융관행 개선, 금융소비자 정보비대칭 해소, 금융소비자 피해 사전예방·사후구제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거쳐 권고안을 마련했다. 자문위원회 위원장은 권영준 교수가 맡았다.
자문위원회는 △사후적 금융소비자 피해구제 강화 △사전적 금융소비자 피해예방 강화 △금융정보 격차 해소 및 편의성 증진을 위한 인프라 개선 등을 3대 핵심 목표로 삼았다.
사후피해 구제를 위한 방안으로 다수의 금융소비자에게 발생한 동일하거나 유사한 유형의 피해를 신속히 구제하기 위한 ‘다수 피해자 일괄구제제도’가 마련된다. 다수인 피해 분쟁조정 진행내용을 공시해 유사 피해자에게 추가 신청 기회를 주고 분쟁조정위원회에 일괄 상정해 구제하도록 했다.
또 금융소비자보호실태 평가, 검사대상 회사 선정시 반영 등을 통해 분쟁조정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금융사의 일방적인 소제기 행위를 차단한다. 소액 분쟁의 경우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금융사가 수용하도록 편면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특히 보험사의 과도한 의료자문 남용 행태도 개선할 계획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사의 의료자문은 2014년 5만4000건에서 2016년 8만3000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의료자문 현황은 4만9000건에 달한다.
자문위는 보험사가 소비자 제출 진단서 등에 대해 객관적, 전문화된 변증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 의료자문 소견을 토대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삭감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도록 했다.
또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의뢰할 경우 계약자와 충분히 협의해 공정한 자문을 받도로 ‘의료자문 절차 매뉴얼’을 마련할 방침이다.
다만 최신 수술기법, 질병 원인규명 등 쟁점이 있는 경우에는 전문의학회가 추천한 전문위원·의사협회에 금감원이 직접 자문을 의뢰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자문위는 금융상품 안내자료, 판매절차 등을 개선하고 소비자가 오해하기 쉬운 상품명칭 등에 대해 변경을 권고하는 등 사전적 금융소비자 피해예방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더불어 신용거래융자의 이자율 산정 규준을 마련하고 공시를 강화, 카드론 연체금리 인하 등 금리 부과체계를 개선하는 등 서비스 수준과 비용에 부합하는 금융상품 가격체계 구축 방안도 내놨다.
더불어 회사별 상품·가격 비교 공시체계 전면 개편, 금융거래 3단계별 핵심 금융정보 안내서비스 도입, ‘고객 알리미 서비스’ 도입 등 소비자와 금융사의 정보격차를 해소하도록 했다.
유광열 수석부원장은 “금융감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있다”며 “유관기관과 원활히 협조해 자문위원회가 권고한 과제를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이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