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제약업계에 도약의 해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유한양행·녹십자·광동제약 등 ‘빅3’는 이제 연매출 1조 원을 넘어 ‘1조50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종근당과 한미약품, JW중외제약 등이 ‘1조 클럽’ 진입을 목표로 약진하면서 제약업계 전체가 몸집 불리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하지만 제약업계 대부분이 자체 생산품이 아닌 해외 의약품의 국내 판권이나 기타 상품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절반이상인 것으로 드러나 매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시급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제약업계와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약업계 1위 기업인 유한양행은 3분기 누적매출이 1조 85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B형 간염치료제 ‘비리어드’(1174억 원)와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763억 원)의 매출 호조세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3분기 만에 매출 1조 원 달성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매출은 9710억 원으로 올해 3분기 누적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1.4% 증가세를 보였다. 3분기에만 37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점을 감안할 때 같은 추세라면 올해 총 매출액은 약 1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녹십자 역시 3분기 누적매출액 9916억 원을 기록하면서 3년 연속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된다. 녹십자는 지난 2015년 매출액 1조 500억 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녹십자는 혈액제제와 백신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향후 매출증대를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 녹십자는 세계보건기구(WHO) 관련 기관에 독감·수두백신 수주를 성공하는 등 해외사업 확장을 무기로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고 있다.
혈액제제와 백신은 지난해 중남미와 중동지역에서 10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올해도 이들 제품의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선진국과 달리 자국 제약기술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된 지역을 우선 공략한 녹십자의 전략이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광동제약은 지난 3분기까지 863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에 이어 매출액 1조 원 달성이 예상된다. 하지만 광동제약 매출 구성의 3분의 2 이상이 외부 상품으로 구성돼 있고, 의약품 매출 비중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동제약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매출 구성을 보였다. 지난해 광동제약 의약품 부문 매출액은 2008억 원이었지만, 음료 사업은 4355억 원,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 사업은 4249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삼다수 판매액이 1500억 원으로 전체 매출 비중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 헛개차 등 음료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항암제 및 백신류 매출은 전체 매출의 8%에 불과했다.
이밖에 올해 3분기까지 대웅제약은 7230억 원, 한미약품은 6840억 원, 종근당은 6404억 원을 각각 기록해 매출 1조원 클럽 진입 기회를 넘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