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대기업들이 생수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는 데다 지난 2월부터 관련법이 시행되면서 해양심층수라는 프리미엄 생수시장까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 너도나도 생수 장사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대 대기업들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3900억원 규모인 생수시장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대기업들이 발을 담그기에는 협소한 이 시장에 이처럼 대기업들이 뛰어드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생수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어 당장은 큰 수익을 얻기는 어렵겠지만 기상이변, 환경오염 등으로 먹는 물 시장이 성장할 것이고 대기업 특유의 유통력과 마케팅력을 발휘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현재 이 시장은 페트(PET)병 생수의 경우 농심의 '삼다수', 대형 생수의 경우 하이트진로의 '석수와 퓨리스'가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진 계열인 한국항공과 서울우유, LG생활건강 등의 대기업들이 뛰어들었다.
한국항공은 제주 지하수를 취수한 '제주 광천수'에 '제주워터'라는 이름을 붙여 인터넷과 전화주문을 통해 판매에 나섰다.
서울우유는 일경과 금강산 생수 판매계약을 체결했으며 한국코카콜라보틀링 인수를 통해 음료사업에 나선 LG생활건강은 오는 5월 경 '다사니 삼다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한국항공의 ‘제주 워터’의 경우 제주도 측이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이 제주에서 생산한 지하수를 '먹는 샘물'로 시판하는 것에 대해 강력 반대하고 있어 곤란을 겪고 있다.
◆해양심층수 시장 열렸다
해양심층수 시장도 활짝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해양심층수란 태양광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아래 있는 물로 해양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염류가 매우 풍부하고 유기물이나 병원균 등은 거의 없는 청정 수자원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의 경우 시장 규모가 3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올해 2월 초 ‘해양심층수 관련법’이 발효되고 이어 (주)워터비스(강원 양양), 울릉미네랄㈜(경북 울릉), 한국해양연구원해양심층수센터(강원 고성) 등 3곳이 심층수 채취 사업면허를 획득하면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더구나 ‘해양심층수 관련법’은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음용수 뿐 아니라 식품, 화장품 등의 판매도 허용하고 있어 이미 이들로부터 해양심층수를 공급받아 각종 신제품 개발에 몰두해온 대기업들이 '해양심층수 제품'을 시장에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먼저, CJ제일제당은 이미 지난해 '혼합음료' 형태로 울릉미네랄의 완제품을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출시했다. 울릉미네랄은 해양심층수 제조공장을 갖고 있는 지역업체다.
롯데칠성음료는 강원도 양양 앞바다에서 해양심층수 취수에 나선 워터비스와 손잡고 '블루마린'이라는 브랜드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대교그룹은 최근 민관 합자법인인 ‘강원심층수’를 설립, 강원도 고성군에 해양심층수 취수설비 착공식을 갖고 해양심층수 사업에 본격 나섰다.
동원F&B는 강릉시,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손잡고 내년 말까지 정동진 앞바다에 취수시설과 생수공장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해양심층수의 산업화를 추진하면서도 아직 취수시설 등을 갖추지 못한 강원 강릉, 속초, 동해 등 지자체들은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다 '동국대 해양심층수 및 소재 사업단' 등 산학연계 사업모델이 등장하는 등 시장이 계속 확대일로에 있어 대기업들의 '물시장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 역시 "일본의 경우 해양심층수 제품이 나온지 5~6년 만에 3조원 시장이 형성됐다"며 "소비자 반응에 따라 해양심층수의 사업화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