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주주총회에서 만난 기자들의 우려섞인 질문에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이같이 답변했다. 김 사장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연장을 위한 자금조달 준비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고, 화재가 났던 기내식 공장 납품 문제도 해결 방안을 잘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정말 걱정할 것이 없는 상황일까.
‘안심’하라는 김 사장의 당부와 달리 아시아나항공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길은 여전히 ‘불안’하다. 심지어 시장에서는 저비용 항공사인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합병(M&A)한다는 이야기까지 나돌았다. 주식시장에서는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시총을 뛰어넘은 지 오래이지만 그래도 자산 규모가 20배 가까이, 매출 규모는 7배나 나는 제주항공과 자꾸 엮이는 것이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M&A를 추진한 적도 없고 앞으로 자신의 임기 안에 M&A는 없다고 못 박으며 제주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은 해프닝으로 끝이 났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직원은 “내부에서도 너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 그냥 웃고 말았다”며 애써 위안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을 바라보는 시장의 평가가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방증해 주는 해프닝이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는 바닥을 친 상태다. 2년 동안 이어진 양호한 영업실적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여전히 취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2011년 말만 해도 3조 원을 밑돌던 차입금 규모가 지난해 4조 원을 훌쩍 넘어섰으며 이 중 올해 안에 갚아야 할 빚은 무려 2조 원에 달한다.
물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아시아나항공의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도 단행했으며 자금 확보를 위해 보유 지분은 물론 사옥까지 내다팔았다. 아시아나항공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아름다운 비상(飛上) '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