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지주사와 은행은 사외이사 35명을 신규 선임했다. 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영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권력기관과의 관계를 고려해 퇴직 관료의 임금을 챙겨주는 '전관예우'인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은퇴한 유력인사들의 '인생 3모작'이란 비난 속에, 경영진 견제라는 사외이사 본연의 기능보다 '거수기'역할을 벗어나지 못 할 것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많다.
사외이사의 고액 연봉 논란도 적지 않다. 최근 금융지주사들이 공시한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사외이사 1인에게 지급하는 평균 보수는 약 6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사외이사 평균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KB금융지주로 8783만 원을 기록했다. 이어 △농협금융지주 6793만 원 △BNK금융지주 6554만 원 △신한금융지주 6475만 원 △하나금융지주 5905만 원 △JB금융지주 5442만 원 △DGB금융지주 4110만 원 순이었다.
사외이사 보수는 지주사마다 규정이 다르지만 이사회에 참석할 때마다 참가 수당이 붙는다.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거나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같은 위원회의 장을 맡았다면 수당이 더 붙는다.
신한금융지주는 기본급 월 300만 원에 회의 수당으로 이사회 1회 참석시마다 100만 원, 소위원회 참석시에는 50만 원을 더 지급한다.
직책수당으로 이사회 의장에게는 월 100만원, 소위원회 위원장에게는 월 50만 원이 더 간다.
하나금융지주는 기본급 월 400만 원에 이사회나 소위원회 참가수당은 50만 원씩 가산한다. 이사회 의장은 월 100만 원, 소위원회 위원장은 월 50만 원 더 받는다. 우리은행도 월 400만 원 상당의 기본급에 위원회 참가수당 50만 원, 위원장 직책수당 50만 원이 더 붙는 구조다.
지난 한 해 동안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안건을 검토하고 이사회에 참여하는 데 들인 시간은 평균 300시간. 사외이사들이 받은 보수를 시급으로 따져 보면 평균 28만 원 수준이다.
이를 최근 여야가 합의한 주당 법정 근로시간(52시간)에 대입하면 일반근로자의 약 4주간 근무시간에 해당한다. 4주가량 일하고 연봉 6000만 원 이상을 받는다면 이론의 여지없는 고액 연봉이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열렸던 금융지주사들의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를 벗어난 결론이 나온 일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점이다.
7개 은행 및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1년간 상정된 안건을 놓고 상임이사들과 한결같이 같은 의견을 냈다. 사실상 100% 찬성으로 일관했다. 매년 사외이사들이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 노조들이 사외이사들에 대해 객관적인 감시자나 조언자 역할보다 '거수기'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을 하는 배경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