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초등학생을 상대로 인질극이 벌어진 방배초등학교가 또 다른 논란에 휩싸였다. 사건 직후 인질범을 설득한 인물이 교감이라는 학교 측 발표와 달리 군 대령 출신인 해당 학교 보안관임이 밝혀지면서다.
2일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에서 인질극이 벌어진 직후 설경수 방배초등학교 교감은 "직원 보고를 받고 바로 교무실로 가 인질범과 대화를 시도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4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사건 당시 신미애 방배초등학교 교장과 설경수 교감은 교내에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미애 교장은 외부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으며 설경수 교감은 병설 유치원에 있다가 경찰 도착 이후에야 방배초 교무실에 왔다. 즉 설경수 교감과 인질범 간 대화는 없었다.
방배초 관계자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 인질범 양 모 씨와 대화를 시도하며 설득한 건 학교 보안관 최 모 씨였다고 전했다. 그는 "교장, 교감은 없었고 양 씨를 설득한 건 학교 보안관인데 왜 학교 측이 초기 대응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발표했는지 모르겠다"며 "3일 학부모 간담회에서도 교감이 직접 인질범을 설득한 것처럼 설명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최 씨는 4일 서울신문을 통해 신분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초동 대처를 소홀히 해 인질극이 벌어졌다는 지적에 억울함을 쏟아냈다.
31년간 군에서 재직한 후 대령으로 예편한 최 씨는 "폐쇄회로(CC)TV를 보면 내가 신원 확인하는 장면이 나온다"며 "연락을 받고 즉시 교무실로 뛰어갔고 무조건 범인과 눈높이를 맞추자는 생각에 네 발로 기어 들어가 대화를 시도하며 범인을 안심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경찰이 정복을 입고 왔길래 범인이 흥분할 수 있어 제가 제기했다. 이에 사복 입은 협상팀이 들어갔고, 인질 피해 학생이 흉기에 급소를 찔릴 것을 대비해 구호팀을 불러달라고 요청도 해 나중에 119도 왔다"고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