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난 사실은 숲을 시계방향으로 끼고 도는 이 코스에서 ‘아멘코너’를 잘 정복한 자가 그린재킷을 입을 권리를 가진다는 것이다. 11, 12, 13번홀이다. 홀이 까다로운데다 율알 그린이어서 ‘아멘’이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아멘 코너의 명칭은 1958년 아널드 파머가 이 대회에서 처음 우승할 당시 12번 홀에서 무벌타 구제를 받고, 13번 홀 천금의 이글을 기록한 것을 표현한 기사 제목에서 비롯됐다.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골프담당 허버트 워렌 기자가 한 재즈밴드의 ‘샤우팅 앳 아멘코너’라는 연주곡명을 빗대어 처음 썼다.
파4, 505야드인 11번 홀은 최근 길이가 길어지면서 선수들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린 주위에 워터 해저드가 복병이다.
이 홀에서 최고의 샷 대결을 벌인 해는 1987년. 호주의 백상어 그렉 노먼, 래리 마이즈(미국), 스페인의 별 세베 바예스테로스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다. 1차 연장 홀인 10번 홀에서 바예스테로스가 탈락. 11번 홀로 열린 연장 2차전, 마이즈의 두 번째 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그린을 놓쳤지만 약 43야드에서 친 칩샷이 홀로 사라지면서 우승쐐기를 박았다.
지난해까지 11번 홀에서는 6번의 이글이 나왔다. 1962년 제리 바버를 시작으로 2002년 브래드 팩슨, 2004년 최경주, 2006년 로리 사바티니, 2008년 스티븐 에임스, 2009년 드루 키틀슨 등이다.
아름다운 파3, 12번 홀은 155야드로 조성됐다. 누가 바람을 잘 극복하느냐에 따라 스코어가 갈리린다. 또한 그린 앞에 워터 해저드와 벙커도 공포의 대상이다.
이 홀에서 특별한 경기는 1992년. 프레드 커플스(미국)의 티샷이 그린에 올라가지 못했다. 볼은 그린과 워터 해저드 사이에 걸렸다. 커플스는 이를 파로 잘 막아 2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이 홀에서는 1947년 클로드 하먼, 1959년 윌리엄 힌드먼, 1988년 커티스 스트레인지 등 3번의 홀인원이 나왔다.
파5, 13번 홀은 510야드. 거리는 짧으나 왼쪽으로 홀이 휘돌아 간 도그렉 홀이다. 기량에 따라 이글도 나오지만 스코어를 한꺼번에 잃기도 하는 홀이다. 긴장을 늦추면 바로 보기나 더블보기도 나온다. 유리알 그린에 그린 뒤에 나란히 늘어선 샌드벙커도 선수들을 괴롭히기에 충분하다.
이 홀에서 알바트로스로 딱 한번 기록됐다. 1994년 대회에서 제프 매거트(미국)가 222야드를 남기고 3번 아이언으로 친 볼이 홀을 파고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