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제협력사업 재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멘트 주가 날아 올랐다. 북한 인프라 건설에 드는 시멘트를 국내 업체가 공급할 가능성이 크고, 추후 북한 시멘트 공장 증설에도 합작투자 형태로 진출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고려시멘트는 전 거래일 대비 675원(29.87%) 오른 2935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외에도 현대시멘트(14.79%), 아세아시멘트(12.69%), 삼표시멘트(10.58%), 성신양회(7.76%), 쌍용양회(7.01%), 한일시멘트(6.25%) 등 시멘트 종목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같은 상승은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은 종전을 논의할 것이며, 이에 축복을 보낸다”라는 발언을 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달 27일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6월 초 열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것도 힘을 실었다.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북한의 시장 개방이다. 경협사업이 재개되면 북한 인프라 투자로 국내 시멘트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통일에 대비한 핵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20년 동안 총 68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추산한 시멘트 소요량은 연간 8182만 톤으로, 현재 국내 시멘트시장 규모의 1.5배에 이른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협사업에 참여했던 건설사들은 시멘트를 포함한 건자재를 모두 한국에서 조달했다”면서 “국내 시멘트 업체에는 경협사업이 판로 확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시멘트 공급이 만성적인 부족 상태인 점도 기대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북한의 시멘트시장 규모는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인 4313억 원으로 추정된다. 북한 시멘트 산업은 노후화된 설비와 열악한 품질로 전체 공급의 약 1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북한 시멘트 생산시설 현대화 및 생산능력 확충에도 국내 시멘트 업체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20년 후 북한 시멘트 총수요를 고려하면 현재 생산능력의 60% 수준의 증설이 필요하다”며 “국내 시멘트 업체들이 북한 현지에 합작투자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건설주도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건설은 전 거래일 대비 3700원(9.12%) 오른 4만4250원에 거래를 마쳤고, 대우건설(5.46%), 대림산업(4.34%), GS건설(4.28%)도 상승했다. 이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1997년부터 대북 경수로 사업 등 총 7000억 원 규모의 건설사업에 참여했다”며 “경협사업이 시작되면 현대건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