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환동해 경제벨트, 환황해 경제벨트, 접경지역 평화벨트, 개성공단, 북한 자원 개발 등 다양한 경협의 발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5·24 조치와 함께 유엔(UN) 제재를 풀어야 남북 경협을 할 수 있는데 앞으로 있을 북미 정상회담도 성공적으로 끝나면 이 같은 제재가 풀려 남북 경협에 속도가 날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정부와 북한 전문가 등에 따르면 남북 경협 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언급한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구상’에 기초한 다양한 협력 사업이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군사분계선으로 단절된 남북을 경제벨트로 새롭게 잇고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경제공동체를 이룰 것”이라고 말하며 한반도 신 경제지도를 제시했다. 한반도 신 경제지도는 현재 3%의 경제 성장률을 5%대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문 대통령은 봤다.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핵심은 환동해 경제벨트(관광·자원·에너지 벨트)와 환황해 경제벨트(산업·물류·교통 벨트), 접경지역 평화벨트다. 한반도 신 경제지도에 따르면 환동해 경제벨트 경우 동해안권과 중국 동북 3성, 러시아 극동지역을 연결하는 복합물류, 관광, (신재생)에너지, 농수산식품 자원 중심의 경제벨트를 구축한다. 2008년 중단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환동해 국제 관광협력벨트(금강산∼원산·마식령∼설악산, 백두산·개마고원, 러시아 극동연계, 동해 직항로 개설 등)를 조성한다. 교통·물류 개발의 경우 대륙 철도 연결, 경원선 및 평라선 고속철 사업을 기반으로 환상형 한반도 및 동북아 고속철 건설을 추진한다.
환황해 경제벨트는 남북한의 서해안과 중국 환보하이권(환발해권)을 중심으로 첨단 제조업과 물류 중심의 경제벨트를 조성해 중국 주요 도시와 1일 생활권의 교통망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한반도 철도 연결(경의선, 경원선, 평라선), 동북아 철도(TCR·TSR 및 아시아 하이웨이 등) 연결을 추진하며 인천, 웨이하이, 칭다오, 남포항 간의 환황해 복합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접경지역 평화벨트는 비무장지대(DMZ), 한강하구를 생태·평화안보 관광지구로 개발한다. 남북 간 상품 및 생산요소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약하는 요인들을 제거하고 ‘시장’을 매개로 남북한 주민의 생활공동체를 실현한다는 계획도 있다.
특히 극동 시베리아와 몽골 고비사막의 청정에너지(풍력·천연가스)를 주변국과 함께 사용하는 ‘동북아 슈퍼그리드’ 사업에 대한 기대도 높다. ‘동북아 슈퍼그리드’ 프로젝트는 한국·중국·일본·러시아·몽골 등 동북아시아 5개국이 참여하는 초대형 신재생에너지 전력망 연결 사업이다. 한국전력은 2016년 일본 소프트뱅크, 중국 국가전력망 공사, 러시아 전력회사 로제티 등과 함께 다국 간 송전망 연결사업에 대해 타당성을 조사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단되거나 계획만 세운 북한 자원 개발의 재추진도 예상된다. 국내 반입까지 진전됐던 정촌 흑연광산, 3회의 현지조사만 벌이고 첫발을 내딛지 못한 검덕(아연)과 룡양·대흥(마그네이트) 등 단천지구 광산의 추진도 기대된다. 상주 기업 123개사, 10만 명 규모로 운영되던 중 박근혜 정부에서 2016년 2월 전면 중단한 개성공단의 가동도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1분기 중 측량 및 지질조사를 하기로 합의했으나 미실행된 안변 선박블록공장 건설, 남포 배수리공장 설비 현대화, 기술협력 등 남북 조선·해양협력과 2010년 중단된 북한 식량 지원도 추진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