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통업계 ‘빅뱅’…T-모바일·스프린트, 합병에 합의

입력 2018-04-3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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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경쟁력 키우기 위한 의도…미 규제 당국 승인이 관건

▲미국 뉴욕 거리에 T-모바일과 스프린트 매장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T-모바일US와 스프린트는 합병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뉴욕/AP연합뉴스
▲미국 뉴욕 거리에 T-모바일과 스프린트 매장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T-모바일US와 스프린트는 합병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뉴욕/AP연합뉴스
미국 이동통신업계에 ‘빅뱅’이 일어났다. 미국 3위 이통사 T-모바일US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이자 미국 4위인 스프린트가 29일(현지시간) 합병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소프트뱅크와 T-모바일의 모회사인 도이체텔레콤이 서로 경영 주도권을 주장해 협상이 난항을 겪었으나 소프트뱅크 측의 양보로 이날 ‘빅딜’이 성사됐다고 보도했다.

양사 통합은 주식 교환으로 이뤄진다. 27일 종가를 기준으로 하며 교환비율은 T-모바일 1주당 스프린트 9.25주이다. 합병 규모는 260억 달러(약 27조8980억 원)에 달한다. 합병 회사 사명은 T-모바일이며 도이체텔레콤이 지분 중 42%를, 소프트뱅크가 27%를 각각 보유한다. 존 레저 T-모바일 최고경영자(CEO)가 합병으로 새로 탄생하는 회사의 CEO에 오른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CEO와 마르셀로 클라우레 스프린트 CEO는 통합회사의 이사로 취임한다.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으며 도이체텔레콤은 T-모바일의 62%를 소유하고 있다.

미 규제 당국이 합병을 승인하면 미국 이동통신 시장은 버라이즌과 AT&T, 새로운 합병회사 등 3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스프린트와 T-모바일의 가입자 수는 1억2600만 명으로 1억5000만 명의 버라이즌과 1억4000만 명의 AT&T에 육박한다. 레저 CEO는 “우리가 하나가 된다면 어떤 경쟁력을 발휘할지 상상할 수 있을까. AT&T와 버라이즌, 컴캐스트는 조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레 CEO는 “우리는 놀라운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며 이는 경제에도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장 3, 4위 업체의 합병에 대한 당국의 승인이다. 소프트뱅크는 2013년 약 2조 엔(약 19조6260억 원)을 투입해 스프린트를 인수한 후 T-모바일 인수를 검토했으나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반대로 무산됐다. FCC는 통신요금 가격 인하와 경쟁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도 합병이 반독점법에 저촉하는지 살펴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FCC 등 규제 당국의 심사에 1년 정도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두 기업은 지난해 11월에도 합병을 협상했으나 지분 문제로 결렬됐다. 당시 손 CEO는 “스프린트의 통제력을 상실한다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부유한 미국 시장에서의 지위를 잃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10년 후 크게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 주도권에 대한 신경전으로 무산된 합병이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은 차세대 이동통신인 5G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합병을 통해 5G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통합으로 고객 기반을 탄탄히 하고 3년 동안 400억 달러를 5G 기반시설 확충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레저 CEO는 “이 합병은 저렴한 가격, 더 많은 혁신, 최고의 네트워크 경험을 형태로 소비자와 기업을 위해 더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5G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와 기업은 생활을 바꿀 혁신적인 문화와 기능을 갖춘 업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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