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실적 추정치(컨센서스)가 있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중 61곳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18곳(29.5%)의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10%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깜짝 실적의 선봉에 선 상장사는 GS건설이다. GS건설은 영업이익 3898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컨센서스(1030억 원)를 278.5% 뛰어넘은 것은 물론,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을 561.2% 웃돈 수치다. 플랜트 부문이 6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고, 건축·주택 부문도 분양 물량을 순조롭게 소화하면서 대규모 증익을 이끌었다.
같은 건설업종인 대림산업이 뒤를 이었다. 대림산업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8%, 115 .0% 증가한 매출 2조8331억 원, 영업이익 245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82.7% 웃돌았다. 실적 부진의 주요인이던 토목 부문의 원가율이 정상화된 덕분이다.
호텔신라 역시 1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한·중 관계 정상화가 채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무적인 성과다. 지난해 1분기 27억 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은 올해 442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컨센서스(250억 원)를 76.4% 상회한 성과다.
LG전자는 9년 만에 1조 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되찾았다. 증권사들이 예측한 LG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000억 원대에 그쳤지만, 실제 영업이익은 12조1078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27.0% 뛰어넘었다. 고질적인 스마트폰 부진에도 프리미엄 가전과 TV가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은행들의 호실적도 두드러졌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하나금융지주는 모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컨센서스를 10% 이상 웃돌았다. 하나금융지주는 2012년 외환은행 인수 이후 6년 만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시중은행은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정책과 지배구조 불확실성 등의 악재를 딛고 선전하고 있다.
당초 금융투자업계는 1분기 실적에 대해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반도체를 비롯해 업종 전반적으로 실적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눈높이를 낮추며 이익 침체를 경계했다. 그러나 실적 시즌의 포문을 연 삼성전자는 15조642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놓으며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웠다. 이어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4조 원을 또다시 돌파, ‘반도체 위기론’을 무력화시켰다. 지금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들의 합산 영업이익(35조2673억 원)도 컨센서스를 4.5% 넘어섰다.
다만, 일부 업종 대표 주들이 컨센서스를 10% 이상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반토막 난 6813억 원에 그치며 컨센서스(9821억 원)를 30.6% 밑돌았다. 지난해 4분기에 이은 연속 어닝 쇼크다. 게임 대장주 넷마블은 여러 차례 하향 조정된 컨센서스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는 983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