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인프라 주요 재료인 콘크리트를 자기 치유 신소재로 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콘크리트는 강도가 우수하고 가공도 편하지만 균열하기 쉽다는 약점이 있다. 콘크리트가 스스로 금이 간 데를 고칠 수 있다면 건축물 수명을 늘리고 유지·보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은 2013년 발표한 ‘일본재흥전략’에서 ‘자기 치유 신소재’를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로 내걸고 이 분야 세계 시장규모가 오는 2030년에 30조 엔(약 29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네덜란드 델프트공대의 헨드릭 욘커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2014년 탄산칼슘을 생산하는 박테리아를 사용해 스스로 치유하는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여기에 쓰이는 박테리아는 건조하면 포자 모양의 껍질 속에서 휴면 상태에 들어가 200년 생존할 수 있다.
박테리아를 영양분인 젖산칼슘과 함께 압축·건조해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만든 캡슐에 넣어 콘크리트에 섞는다. 캡슐 안에 있어서 콘크리트를 반죽하는 과정에서 박테리아가 보호받은 상태에서 콘크리트에 포함된다. 캡슐은 콘크리트가 굳은 후 서서히 분해된다.
이후 콘크리트에 균열이 발생하면 이를 통해 침투한 물과 산소가 휴면 상태인 박테리아를 활성화한다. 박테리아가 젖산칼슘을 분해하면서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 주성분 탄산칼륨이 생성돼 균열을 자동으로 채우게 된다.
욘커스 교수는 관련 특허 취득 후 2014년 바이오 벤처기업 바실리스크를 세웠다. 네덜란드는 물론 독일과 벨기에에서도 자기 치유 콘크리트가 판매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콘크리트 전문 업체인 아이자와고압콘크리트가 바실리스크로부터 독점 판매권을 획득해 올해 4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일본 자체적으로도 미생물을 사용해 콘크리트를 보수하는 기술 연구·개발(R&D)이 진행되고 있다. 에히메대학은 효모나 낫토균 등 식품에 포함된 미생물을 활용한 자기 치유 콘크리트를 개발하고 있다. 그 원리는 네덜란드 연구진의 것과 거의 같으며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자기 치유 콘크리트는 미생물이 들어간 첨가제가 추가되는 것만큼 초기 비용은 많이 들어간다. 그러나 균열이 생길 때마다 보수를 반복할 필요가 없어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건설현장에서 폭넓게 쓰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