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안감과 터키 등 신흥국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유로화 약세 달러화 강세 분위기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같은 영향에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6.4021위안으로 고시하기도 했다. 이는 1월22일(6.4112위안) 이후 4개월만 최고치(절하)다. 아울러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비교적 큰 폭의 매도세를 지속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담이 급진전되는 등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됐다.
이번주 미국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이같은 변수가 원·달러에 하방경직성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월말에 따른 네고(달러매도)물량 출회 가능성도 여전해 1080원 초반에선 막히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봤다. 6·12 북미회담까지 신흥국 불안감이 크게 확산하지 않는다면 박스권을 뚫기 어렵다고 예측했다.
역외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73.5/1073.8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35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1.71포인트(0.88%) 하락한 2457.25를, 코스닥은 9.61포인트(1.09%) 급락한 870.08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109억40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216억5800만원어치를 각각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유럽쪽 정치불안이 계속되다보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 강세가 지속됐다. 위안화와 원화도 이같은 흐름에 연동하는 분위기였다. 실제 인민은행의 위안화 고시도 6.4위안을 넘기며 4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일과 이번주말 미국 GDP와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유럽쪽 분위기도 달러강세를 지지할 듯 싶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이틀연속 비교적 큰 규모로 매도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만 월말이라 1080원대 초반에서는 막힐 듯 싶다. 네고물량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이탈리아 정치적 불안감에 전반적으로 유로화가 약했다. 터키 등 신흥국 불안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는 원화 강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중이다. 원·달러가 크게 상승하지 못하고 레인지에 갇혔다”며 “이번주도 달러강세와 원화강세 요인이 부딪치면서 박스권을 탈피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신흥국 불안감이 심해지지 않는 이상 6월12일 북미정상회담까지는 박스권을 벗어나긴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3시50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0.38엔(0.35%) 떨어진 108.96엔을, 유로·달러 환율은 0.0022달러(0.19%) 내린 1.1596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