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이 암보험을 통해 1년간 거둬들인 수익은 7조62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은 2조5500억 원으로 암보험 상품을 통해 5조 원이 넘는 이득을 본 셈이다.
우선 2013년 암보험금으로 거둔 이익이 2조390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두 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2014년 3조3500억 원, 2015년 3조9000억 원, 2016년 4조2400억 원 등 매년 증가세를 타고 있다. 때문에 같은 기간 수입보험료의 성장세가 지급보험금의 증가폭을 크게 웃도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 사이 지급보험금이 35.1% 늘어난 데 비해 수입보험료 증가폭은 77.9%로 두 배를 넘겼다.
보험사의 영업수지를 결정하는 대표적 요인인 손해율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손해율이 100%면 보험사는 본전이지만 100% 이상 올라가면 손해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받은 보험료보다 나간 보험금이 많아 보험사가 손해를 입었다는 뜻이다. 결국 이 수치가 낮을수록 보험사의 주머니는 두둑해지는 구조다.
지난해 지급보험금 대비 수입보험료의 비율을 단순계산하면 33.5%로 나타났다. 예컨대 1년간 보험사가 100만 원의 보험료를 받았다면 이중 33만5000원만 보험금으로 지급했다는 의미다. 손해율은 2013년 44.1%, 2014년 36.9%, 2015년 34.3%, 2016년 35.6% 등 점차 줄어들고 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공식적인 손해율에는 여러 변수들이 포함되지만 단순히 보험금을 보험료로 나눠 산출한 값도 러프하게는 손해율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은 매년 암보험을 통해 이득을 내고 있지만, ‘직접적인 암 치료’라는 약관을 근거로 요양병원 등 일부 치료에 대해서는 보험급 지급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사들이 보험업의 기본 원칙인 ‘수지상등’에 맞지 않는 운영을 하며 자기 배불리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 관계자는 “모호한 약관을 핑계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가입자들에게 보험금 지급을 회피하면서도 정작 보험사들은 이들을 통해 받은 보험료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