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빠르게 확산하던 글로벌 분업생산 체계가 2010년대 들어 빠르게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전자 및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를 중심으로 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더라도 세계교역 확대는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고부가 서비스업에 적극 참여하거나 최근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맞춰 북한을 생산기지로 이용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현재 지역별 GVC 참여도는 유럽이 17.5%로 가장 높고, 이어 아시아·태평양(13.3%), 중동·아프리카(11.1%), 중남미(10.3%), 북미(8.7%)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싱가포르, 벨기에, 네덜란드에 이어 한국이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이다.
2012년부터 2015년 기간중 하락폭을 보면 선진국은 0.2%포인트 떨어진 반면, 신흥국은 1.5%포인트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8.2%p), 한국(-3.2%p), 중국(-2.5%p) 등 아시아 지역 하락폭이 컸다.
유형별로는 국가간 분업 정도가 높은 복합 GVC 참여가 더 크게 약화했다. 총생산중 복합 GVC 비중은 0.5%포인트 떨어져 단순 GVC 비중(-0.3%p) 하락폭보다 컸다. 이에 따라 전체 GVC 부가가치 중 복합 GVC 비중은 2011년 43.5%에서 2015년 42.3%로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의 후방참여도를 중심으로 약화했다. 실제 2011년 대비 2014년 기간 중 제조업의 후방참여도는 전기전자가 3.13%포인트 하락했고, 이어 금속제품(-1.62%p), 섬유·가죽(-1.58%p), 자동차(-1.09%p), 화학제품(-1.08%p) 등 순을 기록했다. 1차 금속은 전방참여도에서 0.91%포인트 떨어졌다.
후방참여란 해외생산 중간재의 국내생산 투입을 의미하는 것이다. 반면 전방참여는 국내생산 중간재의 해외생산 투입을 뜻한다.
반면 서비스업의 전·후방 참여도는 부가가치가 높은 전문과학기술·사업서비스(전방참여 +0.59%p, 후방참여 +0.32%p)와 정보·통신서비스(각각 +0.03%p, +0.49%p) 등을 중심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에 따라 2012년에서 2014년중 서비스업 전·후방 부가가치 증가폭(각각 9.4%, 7.9%)은 제조업(5.9%, -1.3%)을 크게 상회하면서 전체 GVC 생산 중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전방 38.1%→39.3%, 후방 42.7%→44.6%)이 확대됐다.
이같은 GVC 약화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강화와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의 내수중심 경제구조 변화, 선진국과 신흥국간 생산비용 격차 축소 등이 주된 요인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하더라도 이전의 확장세를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다. 실제 OECD는 2030년 중간재수입 및 교역 비율이 2011년 대비 각각 1%포인트와 4.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선진국보다 더 크게 하락한 우리나라의 경우 향후 GVC를 통한 긍정적 효과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최기산 한은 국제종합팀 과장은 “우리나라의 GVC 참여 의존도가 높다. 또 그간 하락세가 두드러졌던 전기전자와 자동차 등 제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주요국 경제구조 변화에 따른 GVC 재편에 대비하는 한편 전문기술, 금융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GVC 확산에 적극 참여하는 노력도 긴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향후 남북관계 개선이 이뤄질 경우 북한에서의 생산도 고려해봄직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