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 펀드시장에서 중소형주 펀드가 연초 이후 꾸준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과 남북 경협 기대감,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완화 등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중소형주 펀드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액티브 주식 중소형 펀드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2.73%(7일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특정 테마 위주로 투자하는 액티브 주식 테마 주식형 펀드(3.41%)를 제외하고 국내 주식형 펀드 유형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1.05%)을 감안하면, 최근 국내외 증시 변동성에도 상당히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이들 중소형주 펀드 중에서 연초 이후 가장 수익률이 좋은 펀드는 ‘KTB리틀빅스타증권자투자신탁’이었다. 이 펀드는 올해 들어 13.87% 수익률을 기록했다. KB중소형주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11.64%),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밸류증권자투자신탁(11.00%), 동양중소형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10.9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코스닥과 중소형주는 연초부터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7일까지 0.37%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9.28%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중형주지수와 소형주지수가 각각 6.36%, 19.08% 뛰었지만 대형주지수는 2.87% 미끄러졌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중소형주 펀드가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시장과 중소·벤처기업을 활성화하려는 정부의 정책적인 의지가 하반기에도 코스닥과 중소형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것. 실제로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의 하나로 출범한 코스닥벤처펀드는 출시 2달여 만에 2조7655억 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여기에 연기금의 투자가 확대되면 수급 상황은 더 좋아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남북 경협 관련 기대감과 중국의 사드 완화 분위기 역시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 전망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다만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이 이어지면서 자금 유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1개월간 액티브 중소형주 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은 89억 원에 이른다. 수익률이 높아짐에 따라 차익 실현 움직임이 펀드 환매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자금 이탈 속에서도 올해 중소형주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고 이탈리아와 브라질 등 해외 국가의 정치적인 불안이 겹친 상황에서 경기 사이클에 민감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 브라질 등 일부 국가의 정치 불안과 미국의 중간선거 등 정치적인 이벤트가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중소형주는 대체로 대외 하락 요인 발생 시 강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