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익산 미륵사지 서쪽 석탑(국보 제 11호)이 20년에 걸친 수리 작업을 마무리했다.
수리 작업을 맡은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 해체·보수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고 최근 수리를 마친 석탑 모습을 20일 공개했다.
미륵사지 석탑은 향가 '서동요' 주인공이자 백제 후기에 중흥기를 이끈 무왕 시대에 지은 백제 건축물이다. 목탑처럼 석재 2800개를 짜 맞춘 형태로 석탑 양식의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이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그 본 모습을 유지했지만 당시 벼락을 맞아 상당 부분 훼손됐다. 이후 일제강점기인 1915년 조선총독부에서 시멘트를 덧발라 응급 보수한 상태로 남아있었다.
1998년 구조안전진단 결과 문제점이 발견돼 이듬해 문화재위원회에서 해체·수리를 결정했다. 석탑 보수정비는 해체에만 꼬박 10년이 걸리면서 단일문화재로는 최장기간 체계적인 수리가 진행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석탑을 어떤 상태로 보수·복원할 것인가를 두고 치열한 논란을 벌인 뒤 6층까지 세우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연구소는 석탑의 본격적인 해체조사와 함께 다양한 분야의 학술 조사연구·구조보강·보존처리 등을 시행했고, 원 부재를 최대한 재사용하는 원칙으로 석탑을 보수했다.
연구소는 "국제 기준에 따라 학술조사와 해체·수리 과정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점에서 석조문화재 수리의 선도적 사례"라며 "이러한 성과를 비롯해 그동안 작업 과정과 결과를 담은 보고서 발간, 기술교육, 학술행사 등을 통해 성과를 계속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탑은 다음 달 석탑 외부에 설치한 가설 시설물 철거와 주변 정비를 시작해 오는 12월 완전한 모습으로 일반 대중들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