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가리킨다. FT는 이들이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면서 거대 기업들이 압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식품기업 다논의 에마뉘엘 파베르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업계 컨퍼런스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세대는 확실한 제품과 헌신적인 브랜드를 원한다”면서 “자연적이고 간결하며 지역에 기반한 소규모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퓨리서치에 따르면 만22세에서 37세에 이르는 밀레니얼 소비자들은 부모세대보다 건강을 의식하는 경향이 있다. 선진국에서 음주량이 줄어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플라스틱 제품 금지를 요구하며 자신이 소비하는 제품이 어디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됐는지 알고 싶어 한다. 유로모니터는 밀레니얼 소비자의 61%는 자신의 선택이 사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이클 워드 디아지오 혁신 책임자는 “소비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먹는지 잘 알고 있으며 성분을 보고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향 덕분에 영국에서는 칵테일을 만들 수 있는 무알콜음료 ‘시드립’이 성공을 거두었다. 2015년 출시된 시드립은 한 병에 27파운드(약 3만9000원)임에도 런던 셀프리지백화점에서 품절됐으며 현재도 베스트셀러 음료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 최대 주류업체인 디아지오는 2016년에 시드립에 투자하기로 했다. 시드립은 현재 17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는 유기농 식품 매출이 10% 증가했다. FT는 설탕과 인공색소를 첨가해왔던 거대 브랜드가 건강한 대안을 제시한 중소기업에 패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SNS)도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과거에는 제품을 TV에 광고하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 예산이 필요했고 대형마트에서 제품을 판매하도록 설득할 만큼 기업의 규모가 커야 했으나 지금은 다르다. 밀레니얼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브랜드를 접하고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입한다.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CEO는 “디지털 변화로 인해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비용이 저렴해지고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은 수익 둔화를 극복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육류가공업체 타이슨푸드는 채식주의자가 많아지면서 고기 없는 햄버거를 만드는 스타트업 ‘비욘드미트’에 투자했다. 글로벌 맥주 기업 앤하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는 소규모 양조업체가 만드는 크래프트 비어 열풍에 대응하기 위해 크래프트 비어 업체 20곳을 인수했다. 마틴 더부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밀레니얼 세대는 분명히 평온했던 미국 식품산업에 두려움을 안겨주고 있다”면서도 “최고의 기업들은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나이더 CEO는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 주력층으로 부상하고 있어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기업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