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디스플레이가 실적 부진으로 시름 하는 가운데, 중국으로의 인력 유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상반기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한 LG디스플레이는 인건비 감축을 위해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가운데 일부가 중국 기업으로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 경쟁국으로 인력 유출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LG디스플레이는 물론,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다수 부서를 중심으로 희망퇴직 신청자 조사를 벌였다. 회사 측은 희망 퇴직설을 공식 부인하고 있지만, 이미 개별 면담을 한 일부 직원은 희망퇴직을 고민하고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으로 이직을 고려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LGD 한 직원은 “최근 분위기로는 차라리 희망퇴직을 하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중국 기업으로 옮기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얘기도 곳곳에서 들린다”고 했다. 핵심 인재의 경우, 중국 기업들은 한국기업보다 연봉을 3~4배 이상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지난 1분기 10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2분기는 적자 규모가 더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5조 6664억 원, 영업손실 1755억 원이다.
실적 전망에 먹구름을 몰고 온 것은 LCD 패널 가격 하락이다. LG디스플레이 매출에서 LCD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글로벌 LCD 패널 시장 1위로 올라선 중국 BOE가 제품 가격을 원가 수준으로 낮추며, 공격적인 시장 확대 전략을 펴고 있다. 결국 2분기 이후 회복세가 점쳐지던 LCD 패널 가격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며 수익성은 더 나빠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월 말로 예상됐던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 설립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늦어도 이달 내 중국 정부의 허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더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