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1년째 공석인 기금운용본부장(CIO) 재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인선 과정에서 불거진 청와대 개입과 코드인사 의혹에 대해서는 이사장이 직접 부인하며 선을 그었다.
국민연금은 6일부터 19일까지 2주간 기금운용본부장 후보자 지원서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는 지난해 7월 당시 강면욱 본부장이 사표를 제출하고 물러난 뒤 1년 가까이 공석인 상태다. 1999년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래 최장기 공백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2월 후임자 공모를 진행해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했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인사 검증을 모두 통과하지 못했다.
특히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높은 점수를 받고도 탈락하면서 청와대 코드인사 의혹이 거세게 일었다.
곽 전 대표와 관련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CIO 지원을 권유했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이 사실상 내정을 통보했다’ 등의 청와대 개입설이 불거졌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적임자로 물망에 오르던 후보자마저 낙마시키고 인선을 1년간 지연시키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을 앞두고 코드인사를 단행하려는 정부의 뜻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곽 전 대표가 중대한 흠결로 탈락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김 이사장은 “청와대 인사 개입은 물론 코드인사도 없다”면서 “공모에 누구나 자천타천으로 추천할 수 있지만 인사권자는 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심사를 거쳐 올라온 3명의 후보자 중에서 결정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곽 후보는 서류 심사에서 1등, 면접에서도 1등으로 역대 최고의 후보로 거론됐다”며 “하지만 7대 비리 관련 고위공직 후보자 인사검증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고위공직 임용 배제 7대 비리는 △병역기피 △세금탈루 △불법적 재산 증식 △위장전입 △연구 부정행위 △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