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도 마찬가지 현상을 겪고 있다.
9일 현재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 간 금리차는 45.1bp(1bp=0.01%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2일에는 40.7bp까지 좁혀지며 연초(1월 8일 40.5bp) 이후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장기물과 초장기물 간 금리차는 이미 역전을 허용하고 있다. 9일 현재 30년물과 10년물 간 금리차는 마이너스(-)1.2bp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역전이 해소될 조짐이 있으나 지난해 10월부터 사실상 금리역전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
한은은 암묵적으로 중립금리 수준으로 추정되는 2.00%까지 금리를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과 낮은 물가 등으로 추가 금리인상이 미뤄지고 있지만 미국 연준(Fed)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고 소비자물가(CPI)가 한은 목표치인 2.0%에 근접할 것으로 보이는 올 4분기(10~11월)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장기물의 경우 낮은 인플레이션 등에 영향을 받는 중이다. 실제 올 상반기 중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4%를 기록해 한은 전망치(1.4%)에 부합했지만,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는 1.3%에 그쳐 한은 예측치(1.4%)를 밑돌았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을 불황으로까지 해석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초장기물 금리역전을 주로 수급 측면에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회계기준(IFRS) 변경에 따라 보험사들이 듀레이션(가중평균 잔존만기)을 늘릴 필요가 있는 데다 외국인 채권투자자 비중도 단기투자자보다는 중앙은행이나 장기투자기관이 늘면서 장기물 쪽에 수요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은의 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단기금리는 한은 정책금리에 영향을 받는 대신 장기금리는 수급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