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보수, 중도 회생의 길

입력 2018-07-10 13:26 수정 2018-07-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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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훈 전 바른정당 상근부대변인·바른미래당 대구시 의원 후보
▲강동훈 전 바른정당 상근부대변인·바른미래당 대구시 의원 후보
6월 지방선거를 통해 한국 정치의 현재에는 보수, 진보 양 극단의 진영 외에 중간지대는 무의미함이 드러났다. 탈지역주의를 내건 영호남 통합 정당, 중도와 개혁 세력을 아우르겠다는 ‘제3지대’ 대안 정당은 선거판에서 유권자들에게는 그저 정체 모호한 ‘기호 3번’일 뿐이었다.

그랬던 바른미래당은 세간에 언제 쪼개지고 찢어질지에 대한 물음표만 던져둔 채 지방선거 이후에도 큰 존재감 없이 머물러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세력들 간에 어느 쪽이 튕겨 나갈지 또는 어느 쪽에서 박차고 나갈지가 마지막 흥행 기회라면 기회일까.

자유한국당은 자중지란(自中之亂)과 지리멸렬(支離滅裂)이란 바로 이런 모습임을 보여주고 있다. 의사 이국종, 철학자 김용옥, 소설가 이문열 등 비대위원장 인선 과정에 보이는 코미디는 설마 저런 카드가 먹히면 어쩌나 하는 의구심마저 낳게 한다.

냉정하게 지금 한국 정치는 진보 빼고 다 침몰이다. 그런데 보수와 중도 진영 정치인들은 겉으로 침몰을 떠들고 속으로는 적당히 시간이 흐르다 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혹자들은 다음 총선에서도 대선과 지선처럼 다 망해 봐야, 그때야 깨닫고 정신을 차릴 것이라 평한다. 하지만 국민은 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릴지 답답한 노릇이다.

가장 쉽고 강력한 방법은 정치 기득권 포기이다. 총선 불출마, 지역 당협위원장 사임에 전(全) 국회의원이 나서야 한다.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어선 이명박, 박근혜 정권부터 이어온 보수의 망조를 결코 끊어낼 수 없다. 또 하나는 보수 탈피다. 언제부터인가 국민 사이에 지역주의 갈등 대신 이념 갈등이 자리 잡았다. 이 구도에서 더 이득 본 쪽은 진보, 더 손해 본 쪽은 보수다.

단언컨대 정치에서 보수는 개혁과 중도로 확장되어야 한다. 다음 총선에서 진보 진영과 어느 정도의 교집합이 있어야만 이념 경쟁, 정책 경쟁을 통해 유권자들이 선택에 앞서 고민이라도 하게끔 만들 수 있다. 보수, 중도의 회생에서 한국 정치의 미래를 발견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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