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대출 실적이 3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잔액도 15조5000억원대로 떨어지며 2년4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설비투자자금지원대출에서 대량 만기가 도래하면서 중소기업대출안정화지원대출이 역대 최대폭으로 줄며 5조원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제도개편에 따라 설비투자분에 대한 신규지원이 중단된 때문이다. 반면 신성장일자리부문 대출은 소규모지만 5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현재 25조원) 대비 실적비율도 62.2%로 떨어졌다. 이 또한 2016년 3월(61.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이란 은행으로 하여금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동 대출 취급실적에 비례해 한은이 은행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현재 대출금리는 프로그램별로 0.5%에서 0.75%를 적용하고 있다.
프로그램별로는 중소기업대출안정화지원대출이 4614억원 줄어든 5조85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6월(5조8150억원) 이후 2년1개월만 최저치다. 또 프로그램 신설후 2개월째 최대 감소폭을 경신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무역금융과 설비투자 프로그램을 통합하면서 신설된 것으로 무역금융 한도 3조원을 제외한 설비투자분 8조원을 사실상 종료했었다. 이에 따라 관련 프로그램 실적 규모는 최대 3조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영세자영업자지원대출도 7억원 감소한 271억원을 기록했다. 무역금융지원과 지방중소기업지원대출은 각각 전월과 같은 1조5000억원과 5조9000억원을 나타냈다.
반면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은 337억원 늘어난 2조27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월 2조1481억원을 저점으로 5개월연속 증가세를 지속한 것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8월10일 금융중개지원대출 프로그램의 명칭과 한도를 재정비하고 그해 9월부터 적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창업지원은 신성장·일자리지원으로, 설비투자지원은 중소기업대출안정화지원으로 각각 변경했다. 특히 중기대출안정화지원은 기존 무역금융지원 프로그램 중 한시증액한도 3조원과 설비투자지원 한도 8조원(한시증액한도 1조원 포함)을 각각 전용했고, 설비투자지원 중 중견·중소기업지원은 종료키로 했었다.
이에 따라 신성장·일자리지원으로 6조원, 무역금융지원으로 1조5000억원, 영세자영업자지원으로 5000억원, 중소기업대출안정화지원으로 11조원, 지방중소기업지원으로 5조9000억원, 한도유보분으로 1000억원씩 각각 재배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비슷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프로그램개편에 따라 설비투자 신규지원이 종료되면서 기 지원된 자금중 매월 만기도래분만큼씩 줄고 있다. 반면 신성장 일자리는 조금씩이나 꾸준히 늘고 있다”며 “확언할 수 없지만 당분간 현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