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성(性)깔 성미(性味)

입력 2018-08-0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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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질이 고약하여 남을 힘들게 하거나 당황하게 하는 사람에 대해 흔히 ‘성깔 있다’는 말을 한다. 그런가 하면 ‘성질을 부린다’는 말도 쓰고 ‘성미가 사납다’는 말도 사용한다. 성깔, 성질, 성미 등에 들어 있는 ‘성(性)’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그 사람 본연의 천성(天性)을 뜻한다. 그런 性을 인간은 선천적으로 선(善)하게 타고난다는 주장이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이고, 악(惡)하게 타고난다는 주장이 순자의 성악설(性惡說)이다.

성깔에 대해 국어사전은 “거친 성질을 부리는 버릇이나 태도. 또는 그 성질”이라고 풀이했다. 잘못된 풀이라고 생각한다. ‘성(性)깔’의 ‘性’은 그저 타고난 그 사람의 天性일 뿐이다. 그런 ‘性’을 임의로 ‘거친 성질’로 규정하여 풀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성깔은 ‘天性’의 ‘性’에 ‘색깔’, ‘빛깔’ 등에 붙이는 ‘깔’이 붙음으로써 생긴 말이다. 이때의 ‘-깔’은 어떤 ‘상태’나 ‘바탕’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다. 따라서 ‘성깔’은 ‘性’의 ‘깔’, 즉 그 사람이 타고난 천성의 색깔 혹은 빛깔이라는 뜻이지 ‘거친 성질’이 아니다.

성질을 부린다는 것은 자신의 천성을 계속 드러내 보인다는 뜻이다. 즉, 주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제 성질대로만 일을 처리하려 든다는 뜻이다. ‘성미(性味)’는 ‘맛 미(味)’자가 들어 있으니 타고난 ‘천성의 맛’이라는 뜻이다. 성깔과 같은 말이다. 그래서 성미는 사납다고도 하고 온순하다고도 한다.

날씨가 무덥다 보니 불쾌지수가 높아진 탓일까? 주변에 성질을 부리는 사람도 많고, 타고난 성깔을 있는 대로 다 보여주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사나운 성미를 수시로 드러내는 사람도 있다. 성질을 부리고 성깔을 드러내고 성미를 사납게 쓰면 하찮은 일로 큰 다툼이 생길 수 있다. 불쾌지수가 높을수록 서로 양보하고 인내하는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그것이 여름을 건강하게 나는 최선의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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