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5만원권) 전성시대다. 발행규모는 90조원·18억장을 5개월만에 재돌파했고, 화폐발행잔액 대비 발행비중도 82%에 육박하며 5개월연속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돈이 얼마나 잘 돌고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누적환수율도 50%에 바싹 다가서며 넉달째 역대최대치를 보였다. 그동안 비자금이나 뇌물 등에 악용될 우려가 컸던 5만원권이었다는 점에서 새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010년 기준 인구수가 4799만761명인 점을 감안하면 한명당 5만원권을 37.5장꼴로 갖고 있는 셈이다.
총 화폐발행잔액은 4051억6800만원 늘어난 110조4744억5000만원(기념주화·은행권 제외 110조3402억9600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총잔액에서 5만원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81.48%로 5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념주화 및 은행권을 제외한 비중도 81.58%에 달했다.
2009년 발행이후 현재까지 5만원권 누적환수율은 48.45%를 기록해 넉달 연속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올들어 7월까지 환수율도 74.95%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환수율(60.77%)을 웃돈 것이다.
환수율이란 시중에 풀린 발행액 대비 한은에 돌아온 환수액 비율을 의미한다. 환수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돈의 회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환수율이 낮다는 것은 돈이 지하경제로 흘러들어가는 등 요인에 따라 회전율이 떨어졌음을 뜻한다.
이는 2014년 하반기 이후 5만원권 공급이 늘어난데다 민간 수요가 충족되면서 공급 부족을 우려한 가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한은측 설명이다. 또 2015년부터 한은이 만원권 제조화폐 배정시 5만원권 입금실적을 반영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7월 현재 만원권의 누적환수율은 98.82%를 기록 중이다. 2015년 이후 98%선을 유지하고 있다. 5만원권 누적환수율이 더 증가할 여지가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한은 관계자는 “고액권은 휴대하거나 쓰기에 편하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주요국의 고액권 비중도 90% 안팎”이라며 “5만원권도 일정수준까지는 증가하는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발권정책 관련 취했던 조치들로 인해 5만원권 환수율도 증가하고 있다. 잘 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