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칩 위탁생산) 사업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상반기 흑자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에서 분사해 작년 하반기 출범한 이후, 1년 만에 첫 흑자다.
20일 SK하이닉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상반기 매출 2610억 원, 순이익 408억 원을 올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분사 이후 반년 동안 2315억 원 매출에 77억 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사업이 출범 이후 몇 년 동안은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봤지만, 예상을 뛰어넘어 빠른 시간 내에 흑자 경영을 이뤄냈다. 지난해 7월 출범 당시 김준호 SK하이닉스 시스템IC 신임 사장은 “공정과 기술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을 다변화해 수익성 기반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200mm 파운드리 업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출범 1년 만에 벌써 수익성 기반의 장기 성장 토대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200mm(8인치) 웨이퍼 파운드리 시장 수요 증가가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주목받는 웨어러블 및 IoT 분야는 다양한 센서를 많이 필요로 한다. 파운드리 사업은 반도체 생산 능력 없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해 설계도면을 받고 주문 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사업 향후 전망은 더 밝다. SK하이닉스 시스템IC는 조만간 중국 장쑤성 우시에서 200㎜ 웨이퍼 파운드리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중국 내수를 겨냥해 추진했던 한중 파운드리 합작법인 설립이 지난달 초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합작법인은 SK하이닉스와 우시 정부가 각각 50.1%, 49.9% 지분을 갖게 된다.
최근 아날로그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중국 현지로 생산시설을 옮겨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성도 높일 수 있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255억 달러 수준인 중국 팹리스 시장은 2021년에는 이보다 2.7배 증가한 686억 달러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