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프라푸치노의 칼로리를 낮추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일부 매장에 시범 도입했다. 프라푸치노는 커피와 우유, 크림 등을 얼음과 함께 갈아 만든 음료이다.
스타벅스는 기존 프라푸치노와 비슷한 맛과 식감을 만들기 위해 크림 20종 이상과 70가지의 바닐라 향을 테스트하면서 적절한 맛의 ‘건강한 버전’ 프라푸치노를 개발했다. 제이슨 데이비스 스타벅스 음료혁신부문 수석 매니저는 “칼로리를 줄이면서 소비자가 기대하는 단맛을 유지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미 달콤한 프라푸치노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아 맛을 손보기는 어려워서다.
새 캐러멜 프라푸치노는 기존 음료보다 50㎉가 낮으며 설탕 16g, 나트륨 150㎎을 각각 줄였다. 스타벅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미주리주 등에 있는 600개 매장에서 새 음료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바닐라나 헤이즐넛처럼 설탕이 없는 자연 향료를 추가하거나 시럽을 더하고 뺄 수 있는 옵션도 제공한다.
스타벅스가 프라푸치노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 음료가 매출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대표 메뉴이기 때문이다. 2015년 전체 제조 음료 매출 중 프라푸치노의 비중은 14%에 달했다. 그러나 점차 매출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현재는 매출의 11%에 그친다.
프라푸치노의 부진은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어난 탓이다. 캘리포니아주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던 한 고객은 “너무 많은 양의 설탕이 들어있고 칼로리가 높아 프라푸치노를 마실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프라푸치노의 설탕과 칼로리를 줄이면 오후 시간대에 더 많은 사람이 주문할 것이라 보고 있다. 프라푸치노 ‘개조’에는 이러한 기대가 담겨 있다.
스타벅스는 차 음료 티바나 등 설탕을 첨가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메뉴도 다양하게 늘린다. 티바나 음료에는 설탕 대신 파인애플, 복숭아, 딸기 등 자연적으로 달콤한 과일을 넣거나 향을 첨가했다. 설탕이 들어있는 시럽 양은 고객이 정할 수 있다. 이에 티바나는 지난여름 스타벅스의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스타벅스는 2020년 말까지 음료의 설탕 함유량을 25% 줄이기 위해 광범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프라푸치노의 변신도 그 일환이다. 코카콜라 등 음료 기업들이 설탕을 피하는 소비자에 대처할 방안을 찾는 가운데 스타벅스도 이러한 추세에 합류해 생존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피터 살레 BTIG 외식업 부문 애널리스트는 “프라푸치노를 건강하게 탈바꿈시키는 것은 현명한 조치”라면서 “이것이 프라푸치노를 ‘구원’할 것이라 확신하지는 않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