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가격이 원재료 가격 변동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멘트 가격은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이 높을 때 낮아지고, 반대로 유연탄 가격이 낮을 때 제품 가격이 상승하는 등 시장 원리와 상반된 모습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월 말 유연탄 가격이 톤당 51.52달러로 최저였을 당시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현대시멘트, 삼표의 시멘트 평균 가격은 톤당 6만 7995원을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기업은 원재료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원재료 가격이 높으면 제품 가격을 올린다. 그러나 지난 2010년 12월 유연탄 가격이 130달러로 최고였을 당시 시멘트 평균 판매 가격은 반대로 톤당 5만 4848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시멘트 업체가 원재료 가격이 낮을 때 제품 단가를 높여 이익을 최대로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은 유연탄의 시세뿐 아니라 건설경기 등 외부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건설 수주는 1년 새 18% 넘게 급감하는 등 부진한 모양새다. 이처럼 건설 경기가 어려울 때 시멘트 업체는 건설업체로부터 가격 압박을 받아 단가를 올릴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어 관계자는 “업계 간 경쟁도 심해 유연탄 가격이 높더라도 제품 가격을 높이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업체들은 시멘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올해 2분기 시멘트 평균 단가는 톤당 6만1562원, 유연탄 가격은 톤당 115.3 달러로, 1분기에 이어 상승세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2014~2015년 당시 6만8000원대를 기록하던 수준으로 가격을 복원하는 것”이라며 시멘트 가격 상승 원인을 설명했다.
그러나 시멘트 가격 인상은 레미콘·건설업계와 줄다리기 공방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시멘트 제품 단가 상승은 건설업계는 건설경기 부진, 레미콘 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