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3주일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저하고로 전날장 흐름 데자뷰였다. 장중 한때 최근 박스권 상단으로 인식되는 1125원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불안감이 지속된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은 물론 상해지수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대량매도에 나서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부추겼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역외 시장을 반영하며 하락출발했던 원·달러가 리스크오프 분위기에 장후반 상승했다고 전했다. 다만 인도 등 신흥국이 실물경제에 충격을 받거나 모라토리엄 등을 선언하지 않는 이상 불안감은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스권 상단인 1125원을 돌파하지 못한 것도 추가 상승보다는 하락쪽에 무게를 두는 이유로 꼽혔다.
1119.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초반 1117.2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고점은 1124.7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7.5원이었다.
역외환율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8.7/1119.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0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장초반에는 하락한 역외환율을 반영해 달러 숏(매도) 분위기가 강했다. 남북간 평양정상회담 개최일정 등 발표가 있었음에도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반대로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1000억원을 넘어가면서부터 급격하게 리스크오프로 분위기가 쏠렸다. 당시 상해종합지수도 0.7%에서 0.8% 가량 하락했고, 달러도 강세로 불이 붙는 모습이었다”며 “이번주말 나올 미국 고용지표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1125원 돌파를 시도할 수도 있겠지만 되레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1108원 정도를 하단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역외시장 영향으로 하락세로 개장했다. 오후부터 상승반전한 모습”이라며 “인도네시아나 인도 등에서 당국 개입 이야기가 나오는 등 신흥국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25원 상단 인식에 추가로 오르진 못했다. 신흥국 불안이 실물로까지 전개되거나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지 않는 이상 불안감은 가라앉을 것으로 본다. 원·달러도 점차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0.19엔(0.17%) 떨어진 111.38엔을, 유로·달러는 보합인 1.1623달러를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4.16포인트(0.18%) 떨어진 2287.6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3일 2282.6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925억14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상해종합지수는 4.99포인트(0.18%) 떨어진 2699.35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