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가 부도위험을 의미하는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30bp(1bp=0.01%포인트) 대로 떨어지며 글로벌 금융위기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터키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인도 등으로 확산하고 있는 신흥국 불안감과 장기화하는 미중간 무역분쟁 와중에서도 견조한 흐름을 보인 것이다.
CDS 프리미엄이란 부도 위험만 따로 떼어내 사고파는 신용파생상품으로 일종의 보험계약이다. 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낮아지면 그 반대다.
이같은 하락세는 우선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이 취약 신흥국과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경상수지 흑자는 77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고 외환보유액도 40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가 공개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 기대감이 확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권도현 국제금융센터 금융시장실 차장은 “최근 국가 CDS 프리미엄을 보면 우리나라와 태국, 중국 등은 하락한 반면 위험국가로 분류되는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등은 상승하는 모습”이라며 “취약 신흥국과 차별화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어제 김정은 친서가 공개되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커진 것도 영향을 받은 듯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CDS 프리미엄이 최근 많이 하락했다. 취약 신흥국에 들지 않는 국가들의 CDS가 떨어지는 추세라는 점에서 차별화하는 것 같다”며 “작년 4분기 북한 이슈로 올랐던 CDS 프리미엄은 하향 안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하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130원이 넘던 원·달러 환율은 하락반전에 성공해 3.1원 내린 1125.3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선 한은 관계자는 “최근 CDS 프리미엄 하락세와 달리 원·달러는 상승했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를 반영한 때문”이라며 “오늘(11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가 1130원을 넘자 고점 인식에 수출업체들의 매도물량이 많았다. 불확실성이 많아 향후 방향성을 단정할 수 없지만 단기간엔 원·달러 환율이 고점에 와 있는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