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하룻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장중 1130원을 넘어서는 등 불안감은 여전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한달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중간 무역분쟁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협상이 8주일내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하루앞으로 다가온 미국과 캐나다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협상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다. 장중 네고(달러매도) 매물이 쏟아졌고 롱스탑(달러매수포지션 청산) 물량도 나왔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무역분쟁 우려 완화와 브렉시트 기대감에 원·달러가 하락반전해 끝났다고 진단했다. 다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무역분쟁과 신흥국 우려 등이 여전하다는 쪽에서는 외국인의 주식매도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1120원대 후반 내지는 1130원을 상향돌파할 것으로 봤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간 나프타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쪽에서는 이틀연속 1130원 돌파에 실패했다는 점에 비춰 1110원대로 내려앉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7.39원 하락한 1009.69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4일 11.11원 급락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역외환율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9.3/1129.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8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밤사이 뉴욕장을 반영해 장초반 역외 매수세가 많았다. 장중 한때 113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무역전쟁 우려가 완화하는 분위기였던데다 물량도 많았다. 달러화도 약세분위기로 전환하면서 원·달러도 하락 전환하며 마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장마감후 역외매수가 많다. 코스피시장에서도 외국인 순매도가 2000억원 가량으로 잡히고 있다. 신흥국 불안이 여전한데다 무역분쟁이 해결된게 아니다. 약간의 조정은 있겠지만 상승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1120원대 후반 내지는 경우에 따라서는 1130원 위로 갈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신흥국 리스크에 높게 시작한 원·달러는 브렉시트 협상과 네고 및 롱스탑 물량에 하락했다. 다만 무역분쟁과 신흥국 리스크 등이 해결된 것은 아니어서 1125원선에서 지지받으며 끝났다”며 “오늘은 무역분쟁보다는 신흥국 리스크와 브렉시트 협상이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일부터 미국이 캐나다와 나프타 무역협상을 진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 포화를 일본으로 돌리려는 분위기여서 캐나다쪽은 매듭지으려 할 것 같다. 시장에서도 캐나다와의 협상은 타결쪽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라며 “원·달러가 어제오늘 1130원 안착에 실패했다. 역외시장에서 상승하지 않는다면 1110원대로 내려앉을 수도 있어보인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0.34엔(0.31%) 상승한 111.45엔을, 유로·달러는 0.0023달러(0.20%) 오른 1.1627달러를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5.46포인트(0.24%) 떨어진 2283.2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890억14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