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중립성 갈등]페이스북, 방통위 상대 맞불소송 ‘기싸움’

입력 2018-09-14 10:4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접속경로 임의변경 4억 과징금 맞자 불복… 국내 이통사와 추후협상 염두 강공모드

글로벌 플랫폼 업체인 페이스북과 국내 통신망 제공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의 갈등이 1년 9개월간 계속되고 있다. 접속경로를 임의로 변경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페이스북이 우리 정부의 제재에 불복하면서 소송전까지 번지고 있다. 페이스북에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한 이유는 추후 국내 통신사들과 있을 망 이용대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13일 방통위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앞서 방통위는 3월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망을 통해 접속하는 이용자의 접속 속도를 떨어뜨렸다며 3억96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과징금은 글로벌 통신 플랫폼 사업자인 페이스북이 국내 통신사업자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해외로 접속 경로를 변경, 이용자들의 서비스 이용을 제한해 피해를 줬다고 판단했기 때문.

페이스북은 2016년 말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 통신업체 자체 부담으로 자사 서비스 전용망 확충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국내 서버를 막아 약 9~10개월간 두 통신업체 가입자들이 페이스북에 접속하려면 홍콩·미국 등 해외 서버로 우회하도록 만들었다. 이 때문에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가입자는 페이스북 접속 시 속도 저하 등의 불편을 겪어야 했다.

페이스북의 이번 소송은 우리 정부가 페이스북의 경영 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국내 통신사와 망 이용 대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속마음도 엿볼 수 있다. 과징금을 내면 국내 통신사업자와의 망 이용 대가 협상에서 자칫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전은 망 중립성과 관련해 추후 통신업체와 플랫폼 사업자 간 이해득실 문제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망을 제공하는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 입장에서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이 큰 만큼 캐시서버 설치나 적정한 망 이용 대가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망 중립성 폐지로 인해 페이스북,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CP(콘텐츠 사업자)들의 망 사용에 대한 적정 대가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망 중립성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글로벌 CP들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무임승차’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망을 제공하는 이통사가 통신 인프라 구축과 유지 비용을 온전히 떠 안아야 해 불공정하다는 주장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글로벌 CP들이 국내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데이터 사용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망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통신사들이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만큼 과거보다 더 많은 망 이용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페이스북과 망 이용 대가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양측 입장이 워낙 첨예해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당원 게시판 논란'에 연일 파열음…與 균열 심화
  • 코스닥·나스닥, 20년간 시총 증가율 비슷했지만…지수 상승률은 ‘딴판’
  • 李 열흘만에 또 사법 리스크…두 번째 고비 넘길까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민경훈, 뭉클한 결혼식 현장 공개…강호동도 울린 결혼 서약
  • [이슈Law] 연달아 터지는 ‘아트테크’ 사기 의혹…이중 구조에 주목
  • 유럽 최대 배터리사 파산 신청에…골드만삭스 9억 달러 날렸다
  •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서 “한반도 노동자,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서 노동”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3,003,000
    • -2.16%
    • 이더리움
    • 4,594,000
    • -3.41%
    • 비트코인 캐시
    • 694,500
    • -2.32%
    • 리플
    • 1,916
    • -8.02%
    • 솔라나
    • 344,000
    • -3.4%
    • 에이다
    • 1,361
    • -7.79%
    • 이오스
    • 1,132
    • +4.33%
    • 트론
    • 283
    • -4.71%
    • 스텔라루멘
    • 731
    • +1.53%
    • 비트코인에스브이
    • 92,900
    • -4.77%
    • 체인링크
    • 23,540
    • -4.07%
    • 샌드박스
    • 796
    • +29.0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