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만 가는 2금융권 대출 문턱 =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2금융권 회사 대출 금리가 8월 들어 오름세로 접어들었다. 이날 손해보험협회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방식 기준) 금리 비교 결과, 올해 1월 3.75%에서 8월 3.9%까지 0.15%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월 3.79%를 기록했던 대출 금리는 8월 들어 0.11%p 급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8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조사에서도 비은행 금융기관의 가중평균 금리가 대부분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초 상호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의 일반 대출 금리는 각각 10.5%와 4.73%로 나타났다. 하지만 7월 이들 대출 금리는 각각 10.92%와 4.9%로 오른 뒤 8월에도 10.99%와 4.96%로 오름세를 지속했다. 상호금융 대출 역시 4.11%로 올해 초 4.04%보다 0.07%p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2금융권 대출 금리 상승세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대세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대출 금리에 직접 영향을 주는 한국은행 기준 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1.5%로 11개월째 동결됐다. 한국은행 기준 금리가 오를 경우 전 금융권의 대출 금리 역시 인상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5% 돌파는 시간 문제라고 내다보고 있다. 2금융권은 주로 신용등급이 낮은 금융 취약계층이 사용하는 만큼 앞으로 대출 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충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총량규제 제외’ 중금리대출 시장 활성화될까 = 이처럼 악화하는 상황에서 10월부터 2금융권 총량규제에서 중금리 대출의 제외됐다. 2금융업권에서 중금리 대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중금리대출 시장이 활성화될지 주목된다.
중금리대출이란 연 최고금리 20% 미만, 가중평균금리 16.5%, 4∼10등급인 차주에게 70% 이상 공급되는 상품을 말한다. 2금융권의 중금리대출을 총량규제에서 제외한 것은 최근 당국이 중금리대출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과 맞닿아있다. 1금융권의 규제 강화에 따라 시중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한 중신용자들이 고금리대출을 찾는 ‘금리절벽’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실제로 작년 금융사들의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2조7812억 원으로 1년 전 9481억 원보다 세 배가량 불었다. 업권별로는 카드·캐피털이 1조333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밖에 저축은행 8906억 원, 은행 3969억 원, 상호금융 1608억 원 등 순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를 2022년까지 7조 원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카드사들과 저축은행 등 최근 정부의 규제에 몸살을 앓고 있던 금융사들도 반색하고 있다. 고금리대출보다 수익성이 높지는 않지만, 최근 대출규제가 연이어 강해지는 가운데 돌파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의 경우 KB국민카드는 최근 중금리대출 상품인 ‘KB국민 중금리론’을 출시했다. 그밖에 다른 카드사들도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중금리대출 상품인 ‘올인원대출’을 내놨다. 올인원대출은 대출 금리가 연 4.7~19.7%로 최고금리가 20%를 밑돈다. 우리카드가 취급하던 기존 대출 상품은 최고금리가 23.9% 수준이었다. 롯데카드와 삼성카드도 7월부터 대출 상품 최고금리를 19.9%로 내린 중금리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저축은행 업계도 마찬가지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21개 저축은행이 총 40개 중금리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SBI사이다’를 비롯 ‘SBI중금리바빌론’ ‘U스마일DC론’ 등의 상품군을 내세우고 있다. OK저축은행도 7월 출시한 중금리대출 ‘OK히어로’를 주력 상품으로 키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