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애플과 아마존의 서버 장비에 작은 마이크로 칩, 일명 '스파이 칩'을 심어 해킹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서버 장비를 납품한 슈퍼마이크로의 주가는 장중 한때 50% 이상 폭락했다.
'스파이 칩'은 미세하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작은 크기의 컴퓨터 칩이다. 애플과 아마존의 서버 장비에 스파이 칩이 발견됐다고 보도한 블룸버그비즈니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업체의 서버 마더보드에 쌀 알갱이만한 크기의 마이크로 칩이 내장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해당 마이크로 칩은 본래 설계에는 없는 부품으로, 블룸버그는 마더보드에 칩을 내장한 것은 중국의 하청회사 공장에서 이뤄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중국이 애플과 아마존의 하드웨어 서버에 스파이 칩을 심어 해킹을 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한 셈이다.
이 같은 스파이 칩을 이용하면 해킹을 통해 사용자의 통화 내용을 엿듣고, 문자메시지 및 메일을 자동으로 복제할 수 있다. 특히 애플과 아마존의 서버 장비에 스파이 칩이 장착된 것이 사실일 경우,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비롯해 각종 정보의 해킹 가능성이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이 스파이 칩을 이용해 해외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추측되는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3년에는 중국이 러시아에 수출한 가전제품에 스파이 칩이 숨겨져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당시 러시아 인터넷 뉴스통신 로스발트 에 따르면 중국에서 수입한 가정용 주전자와 다리미, 전화기 등 20~30개 제품에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한 스파이 칩이 발견됐다. 현지 언론은 이 스파이 칩이 수집한 정보가 중국 서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애플과 슈퍼마이크로는 해당 보도를 강력 부인했다.
애플은 "블룸버그비즈니스가 보도한 칩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블룸버그가 정보원이 잘못된 정보를 가졌을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고 보도를 한 데 대해 매우 깊게 실망했다"고 반박했다. 슈퍼마이크로도 "서버 제작 과정에서 해당 칩을 설치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41% 폭락 마감했다. 애플은 1.8%, 아마존도 2.2% 각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