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마저도 낙관적인 전망이었다. 이후 대내외 기관들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1~0.3%포인트(P) 낮춰 잡았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단순한 예상보단 목표에 가깝다는 점을 고려해도 이 같은 차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객관적으로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의미다.
최근 대내외 기관들이 내놓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9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한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을 각각 2.8%, 2.6%로 전망했다. 4월 전망과 비교해선 올해 0.2%P, 내년 0.3%P 하향 조정했다. 유로존과 미국·일본·영국 등 선진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4%로 유지된 가운데, 한국의 전망치 하향이 두드러진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중간 경제전망(OECD Interim Economic Outlook)’에서 한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을 각각 2.7%, 2.8%로 전망했다. 5월 전망과 비교해선 0.3%P, 0.2%P 낮춰 잡았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18년 아시아 역내 경제전망 수정(Asian Development Outlook Update)’에서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을 올해 2.9%, 내년 2.8%로 각각 0.1%P씩 하향 조정했다. 한국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 국내 민간연구기관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8%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갈등, 대내적으로는 고용·투자 부진을 비롯한 내수 악화가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다.
그중에서도 고용 부진이 두드러진다. 최근 들어선 소비를 지탱하는 30·40대 취업자 수가 감소세다. 1~8월 누적으로 30·40대 취업자는 1227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5만2000명 줄었다. 30대 취업자는 4만4000명, 40대 취업자는 10만8000명 각각 감소했다. 한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았던 2009년 24만7000명 감소한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고용 불황에서 벗어날 만한 대책도 마땅치 않다. 생산·소비 회복에도 설비·건설투자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건설업 부진이 심각하다. 임시·일용직 비중이 높은 특성상 건설기성(시공실적) 감소는 취업자 감소로 직결된다. 8월 건설기성은 건설과 토목이 모두 부진하면서 전월보다 1.3%, 전년 동월보다 6.2%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도 주택, 공장·창고 등 건축(-38.0%), 도로·교량, 기계설치 등 토목(-13.1%)에서 모두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이 같은 이유들로 내년 전망도 어둡다. 그나마 기재부와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2.8%로 전망했지만, IMF는 이보다 낮은 2.6%의 전망치를 내놨다. 국내 민간연구기관 중에는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6%, 2.5%로 책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