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7대 어젠다]22년 역사 벤처창업 동아리 ‘SNUSV’ 네트워크로 글로벌 진출 돕는다

입력 2018-10-1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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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슈퍼시드 ‘투트랙’ 운영…비영리 사단법인 설립 검토중

▲SNUSV 회원들이 20일 서울대 아이디어팩토리에서 인터뷰를 갖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창업 정신을 강조했다. 왼쪽부터 현아영, 유성주, 김도엽씨, 정희정 회장, 오지현 부회장.   최두선 기자 sun@
▲SNUSV 회원들이 20일 서울대 아이디어팩토리에서 인터뷰를 갖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창업 정신을 강조했다. 왼쪽부터 현아영, 유성주, 김도엽씨, 정희정 회장, 오지현 부회장. 최두선 기자 sun@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7 전국 사업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0대 이하 사업체 수는 10만1706개로 지난해보다 9765개(10.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른바 ‘데스밸리(Death Valley)’라는 말처럼 창업 후 3~7년을 넘기지 못하는 기업들이 부지기수다. 국내 창업 인프라의 현실도 녹록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생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및 자금 조달 창구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 예비 창업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서울대학교의 유일한 벤처 창업 동아리 ‘SNUSV’가 스타트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96년 송병준 게임빌 대표를 비롯한 학생들이 만든 SNUSV는 22년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까지 하이퍼커넥트, 스터디맥스, 로켓펀치 등 50여 곳이 넘는 기업을 배출했고, 출신 벤처 기업인은 400명을 훌쩍 넘는다.

9월 20일, 예비 청년 창업자들의 속내를 들어보고, 실업난 속 돌파구는 무엇이 될지 들어보기 위해 서울대 대학원교육연구동 아이디어팩토리에서 SNUSV 회원들을 만났다.

정희정 SNUSV 회장은 “매주 목요일 세션과 기타 세션 진행을 통해 SNUSV 회원들이 실제로 창업을 경험하고, 마일스톤 체크 과정에서 벤처캐피털과 동문 선배 기업의 피드백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SNUSV의 핵심은 22년간 구축된 네트워크이고, 따라서 SNUSV의 운영 미션은 ‘네트워크의 강화와 확장’을 통해 ‘서울대학교 창업 중심 네트워크’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 강화의 일환으로 SNUSV는 올해부터 ‘투 트랙’으로 운영된다. 하나는 예비 창업가를 대상으로 팀빌딩을 통해 최소기능제품(MVP)을 제작하고, 고객 검증까지 받는 CEO 프로그램이며, 다른 하나는 시제품 제작이 완료된 서울대 출신의 기창업자를 모집해 투자자 및 동문 기업 네트워크 강화와 투자 유치 기회를 보장하는 슈퍼 시드 프로그램이다.

오지현 SNUSV 부회장은 “프로그램을 세분화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모든 회원들이 외부 협력 행사 기획에 참여하거나 자체적으로 이벤트 세션을 진행해 피드백하는 등 각자의 역할을 맡고 있다”며 “그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고, 향후 함께 일할 수 있는 팀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SNUSV의 회장단은 재학생이 아닌 이미 창업에 나선 졸업생들로 구성돼 있다. 정 회장은 유아 영어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는 ‘마엘(전 마이티엘리펀트)’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 부회장 역시 교육 콘텐츠 개발업체 ‘수달공방’의 대표다. 또 최병현 부회장은 현재 ‘더체어스’를 운영하며 스마트 의자를 개발하고 있다.

현업에서 느낀 어려움을 토대로 회장단의 고민도 깊을 수밖에 없다.

정 회장은 “CEO 프로그램 운영의 가장 큰 고민은 당장 지속할 수 있는 창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느냐 아니면 지금은 아니지만 창업 단계를 경험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이후 창업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길러 내느냐였다”며 “선배들을 보면 네트워크를 통해 몇 년 뒤 좋은 아이템을 공유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아리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도 실전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네트워크 강화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한 학기 해보고 흩어져서 다시 팀을 찾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나중에 좋은 아이디어가 생겼을 때 쉽게 뭉칠 수 있는 혜택을 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동아리 운영에 있어서 난관도 많았다. 벤처기업과 달리 동아리는 법인이 아니라 기관의 자금 지원 대상에서 구조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다.

정 회장은 “후원해 주려는 사람은 많은데 법인이 아니다 보니 세금계산서 발행이 어렵다”며 “한 해 20개가 넘는 기업을 배출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실질적인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비영리 사단법인 설립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네트워크 구축은 SNUSV의 당면 과제다.

정 회장은 “SNUSV의 핵심 역량이 네트워크인 만큼 SNUSV 출신 기업들이 글로벌 진출을 하기 위해 필요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력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이를 시작으로 SNUSV는 많은 글로벌 기업이 시작하는 곳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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