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카드가맹점수수료 인하에 따른 카드업계 구조조정이 2015년 수수료 인하에 따른 후폭풍으로 1년 새 2000명가량 인력이 줄었던 것보다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5년 당시 중소가맹점과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은 각각 2%에서 1.3%, 1.5%에서 0.8%로 낮아진 뒤 카드가맹점수수료 수익성은 악화됐다. 2014년, 2015년 각각 7.6%, 8.8%씩 증가했던 것이 2016년 말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드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 수익성이 악화함에 따라 카드사들은 비용감축 차원에서 인력을 줄였다. 2016년 말 카드사들의 임직원 수는 3만4169명으로 1년 전 3만6183명에서 2000명가량 줄었다. 직전 2년 동안 2000여 명씩 꾸준히 늘어났던 것과 대조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번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더 악화한다면 이를 보전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카드업계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카드사 8곳의 순익은 1조2268억 원으로 전년보다 32.3% 줄었다. 순익은 매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드사들은 25일 열릴 수수료 인하 방안 논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수료율 추가 인하는 기정사실인 가운데 그 폭이 얼마로 정해질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수수료수익이 1조 원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15년 당초 예측치 6000억 원보다 4000억 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율 0.3%포인트 인하 얘기도 나오는데 이렇게 인하 여력보다 큰 폭으로 낮춰버리면 카드사들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도 실적 악화와 구조조정을 우려하며 카드 수수료 인하에 반대하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등은 1일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는 생존 위기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카드사들은 인력 감축, 서비스 축소 등 노동자 및 고객들에게 고통을 강요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며 총력 투쟁을 결의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을 보호하기 위해 카드 수수료를 과도하게 낮추면 카드업계의 고용시장이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 교수는 “카드 수수료를 낮추려는 정부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수수료 인하에만 매몰된다면 장기적으로 카드업계나 자영업자 모두에게 독이 될 수 있다”며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