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그야말로 추풍 낙엽 신세가 됐다. 간밤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코스피는 물론 아시아 주요 증시도 휘청였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4.28포인트(1.63%) 떨어진 2063.30에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033.81까지 하락해 전날 2100선에 이어 2050선마저 내주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날 장중 저점은 역대 코스피 최고점인 올해 1월 29일의 2607.10(장중 기준)보다 20% 넘게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통상 증시가 전 고점 대비 20% 하락하면 약세장이라고 말한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46포인트(1.78%) 하락한 686.84에 마감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3.72%, 토픽스지수는 3.10% 각각 급락으로 장을 마쳤다. 도쿄증권거래소 1부 종목의 98%가 하락했다. 중국 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장 초반 3% 가까이 급락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이 크게 줄어 0.02% 오른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증시 안정을 위해 정부가 개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43% 급락해 2011년 8월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올해 8월 고점에서 10% 이상 하락해 2년 만에 처음으로 조정 장세에 진입했다.
다우지수는 2.41%, S&P500지수는 3.09% 각각 급락했다. 다우와 S&P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그동안 미국 증시 상승세를 견인했던 기술주가 반도체 업황 등의 우려로 급락한 데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미국 기업의 수익성 악화 우려 △부동산 지표 부진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지난달 말 2300선을 유지하던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280포인트 가까이 추락했다. 그 사이 시가총액은 232조 원(1568조 원→1336조 원)이 증발했다. 여기에 외국인이 이달 들어 4조 원 넘게 팔아치운 가운데 최근 3거래일 만에 심리적 지지선으로 통했던 2100선에 이어 2050선도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약세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던 미국이 흔들리면서 위험자산 자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면서 “이에 국내 시장에서 외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를 이어가고 개인이 매수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약세장 우려에 대해서는 “이미 올해 고점 이후 우리 증시는 약세장에 진입한 상태였다”면서 “많이 빠졌고,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펀더멘털 등을 고려할 때 하락 폭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