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시장이 하반기 다운사이클(업황하락)에 진입한데 따른 것으로 기초화학 소재 분야 방향으로 포트폴리오가 집중된 롯데케미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036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4.3% 감소했다고 1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4조2476억 원으로 6.5%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이 4587억 원으로 27.3% 줄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5769억 원도 밑돈 수치다.
전세계 석유화학 시장이 다운사이클 진입한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도 "(석유화학 시황이) 정점을 지났다고 봐야한다. 완만하게 하강 곡선을 그리다 3~4년 후 다시 피크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 실적도 부진할 전망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 분쟁 우려로 중국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3분기 실적이 악화됐다"면서 "4분기도 미·중 무역 분쟁 여파가 이어지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0.3% 감소한 401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화학시황이 크게 반등할 가능성이 낮고, 원가부담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정기보수 영향과 중국 트레이더들의 재고비축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롯데케미칼의 실적 회복이 이뤄질 수 있는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경쟁사인 LG화학의 경우 사업다각화로 실적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롯데케미칼은 전통 석유화학 사업 의존도가 높아 실적 개선이 쉽게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롯데케미칼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ECC 및 통합설비들의 증설 사이클이 장기화 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 할 수 있는 투자방향이 구체화 되기 전까지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잉여현금 활용한 M&A 등 펀더멘털 반전 위한 투자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