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과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원·달러는 10여일만에 1130원대로 올라섰다.
세계 경기 우려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1년반만에 97선을 돌파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고시환율을 6.94위안선까지 높였고, 역외 위안화도 오름세를 보이며 약했다. 유로화와 파운드화 역시 약세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이번주 제롬 파월 미국 연준(Fed) 의장의 의회 증언과 중국 지표발표, 이탈리아 예산안 등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어 원·달러가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으로 봤다. 반면 추가 상승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상단에서는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대기하고 있는데다 위안화가 7위안에 바싹 다가선 만큼 중국 당국의 상승저지 움직임도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번주 1120원선에서 1140원 사이 박스권 움직임을 예상했다.
1130.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초반 1129.1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고가는 1134.7원으로 역시 1일 장중기록 1141.8원 이후 가장 높았다. 장중 변동폭은 5.6원이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3.7원 오른 994.0원을 기록했다. 8일 983.41원으로 한달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후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간 것이다.
역외환율도 이틀연속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9.8/1130.2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세계 경기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위안화가 약세로 고시된 후 유로화와 파운드화 등 유럽통화들이 일제히 달러화대비 약세를 기록하면서 원·달러도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전체적으로 아시아통화들이 약했다”며 “달러화가 지지를 받는 분위기다. 원·달러는 이번주 1120원대 후반에서 1130원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달러화가 전체적으로 강했다. 위안화 환율도 오름세를 보였고 주가도 낙폭을 줄이긴 했지만 약세를 기록했다”며 “이번주 파월의장 증언과 중국 경제지표, 이탈리이 예산안 이벤트들이 있다. 이같은 재료들로 인해 원·달러는 하방경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상단에서는 네고 물량이 대기하고 있고, 위안화도 중국 당국이 상승세를 막을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는 이번주 1120원과 1140원 사이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33엔(0.29%) 오른 114.12엔을, 유로·달러는 0.0033달러(0.29%) 내린 1.1300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69위안(0.09%) 오른 6.955위안을 각각 기록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0.0147위안(0.21%) 올린 6.9476위안으로 고시했다. 달러인덱스는 0.4943(0.50%) 오른 97.3974를 기록해 지난해 6월말 이후 처음으로 97을 넘어섰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5.65포인트(0.27%) 내린 2080.44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444억62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